朴대통령, 비선실세 논란 ‘세상’과 다른 인식
[신년 기자회견] 靑 인적쇄신 요구에도 ‘3인방’ 재신임 확고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이른바 ‘비선실세 문건파동’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집권 3년차 신년기자회견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낳은 문건유출 파문에 따른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를 일축하는 등 세간의 시선과는 사뭇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비선 핵심으로 지목된 청와대 비서관 3명을 교체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세 비서관은 교체할, 그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고리 권력’ 논란 비서관 3인방 관련 “교체 이유 없다”
“김기춘 실장 거취, 현안 수습 후 결정” 무한신뢰 표현
김영한 민정수석 ‘항명파동’에 대해 “그렇게 보지 않는다”
“정윤회, 실세는커녕 국정과 전혀 무관…터무니없는 조작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 야당, 이런 데에서 ‘무슨 비리가 있나, 이권(관련해) 뭐가 있나’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으나 그런 게 없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지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걸 나도 확인했다”며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요구에 대해서도 “당면한 현안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을 수습을 먼저 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그 일들이 끝나고 결정할 문제”라며 당장 교체할 뜻은 없음을 밝혔다.
추후 교체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이기는 했지만 이어서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보는 정말 사심이 없는 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참 어려운 일이 있지만 그냥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줬다”고 말한 것은 김 실장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입장은 비선실세 논란을 낳은 문건파동을 둘러싸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의 쇄신요구에도 불구, 의혹이 허위로 드러난 만큼 여론에 떠밀려 ‘문고리 권력’ 논란을 빚은 측근 3인방을 내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 출석을 거부하고 돌연 직을 사퇴하는 이른바 ‘항명사태’가 벌어져 김 실장의 교체 여부가 주목됐으나 박 대통령은 김 전 수석의 행동을 “항명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김 실장도 당장은 교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밖에 비선실세로 지목됐던 정윤회씨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씨는 벌써 수 년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 없다”면서 “실세는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정 씨와 관련된 문체부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터무니없이 조작된 얘기”라고 반박했지만 자신에게 관련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증언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회견에 관한 국민의 관심은 직전에 발생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파동’까지 겹치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물론 ‘문고리 권력’ 논란을 빚은 비서관 3인방 등 핵심측근들을 박 대통령이 과연 쇄신대상에 올려 국정운영 방식에 일대 전환을 줄지 여부에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