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황당한데 누명까지…기막혀”

문건파동 배후설·수첩메모 ‘고의노출설’ 관련 입장 표명 눈길

2016-01-14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과 유승민 의원을 문건파동의 배후로 지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상황 설명과 함께 “황당하다”는 말 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일부러 메모를 노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다.이날 담담한 표정으로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회견장에 들어선 김무성 대표는 차분하게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회견문을 읽어 내려간 뒤 곧바로 자신의 수첩 사진이 발단이 되며 불거진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김 대표는 “어느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며 “처음에 들을 때 하도 황당한 이야기가 돼서 이것을 메모를 했다”며 “너무 황당한 이야기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본회의장에서 다른 것을 찾다가 그게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참 기가 막히는 데 어제 뉴스를 보니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히기 위해 그렇게 했다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막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靑과 소통에 문제 있는 것 아니지만 좀 더 밀접한 소통 필요”

“개헌 필요하지만, 당장 꺼야할 ‘발등의 불’이 우리 앞에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당청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과 청와대는 한 몸이다.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하면서 “당청 간에 간극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하고 그렇게 보일 수도 있기도 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김 대표는 “당청 간에 지금까지 불편 없이 소통해왔지만 좀 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이날 김 대표는 한때 자신이 적극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인 가석방 문제에 대해선 “가석방은 80% 형기를 채워야 한다는 법무부의 준칙이 있다”며 “이것을 깨고 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실현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다만 김 대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역량을 총집결해야 한다”면서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앞서 김 대표는 회견문에서 “새누리당은 2015년 한 해 동안 모든 당력을 경제살리기에 쏟겠다”면서 “공무원연금개혁처럼 당장 인기는 없지만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한다면 아무리 무거운 짐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그 짐을 지겠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특히 일본에서 ‘잃어버린 20년’라고 불리우는 장기침체기가 생겨난 원인 분석과 전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경제살리기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는 “국회의 뒷받침이 있어야 경제살리기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국민이 마음에 들 때까지 중단없이 혁신 작업에 매진하겠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는 장려하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불협화음은 최소화하도록 제가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대표는 당내 친박·비박계간 갈등요인으로 떠오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에 대해 “당내에 소수지만 강한 반대가 있기에 강행할 생각이 없다”며 “당분간 보류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한때 당청 갈등의 원인으로 떠올랐던 개헌 문제에 대해선 “국가의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다 공감하지만 경제살리기 때를 놓치게 되면 우리 국민, 미래세대에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며 개헌논의 착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자신의 차기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선 “당대표의 역할에 대해 충실히 하는 것 이외에 어떤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에 대해선 “당의 문호를 활짝 열고 천하영웅호걸들을 모셔서 경쟁하게 해야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며 “그 대상엔 누구도 배제될 수 없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회견에는 주호영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군현 사무총장, 권오을 인재영입위원장, 정미경 홍보기획본부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등 비박계 당직자들이 대거 배석한 반면 주류로 분류되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끝부분에 잠시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