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노하우’ 신춘호 농심 회장의 ‘辛 라면제국’
제면기술 첫 적용 ‘우육탕면’ 출시…日 세계시장 쟁탈전 예고
2015-01-1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신춘호(사진) 농심 회장이 반세기 노하우를 집약한 면발로 다시 한 번 라면제국 평정에 나선다.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농심은 지난 13일 신 회장이 제품 이름부터 기술력 등에 이르기까지 각별한 관심을 쏟은 신제품 ‘우육탕면’을 전격 출시하고, 시장 쟁탈전에 돌입했다.국내 라면업계는 이번 농심의 신제품을 바탕으로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라면 스프의 차별화를 통한 시장경쟁이 치열했다면, 앞으로는 면발 중심의 경쟁 구도로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농후해졌기 때문이다.실제 농심이 차별화로 내세운 이번 우육탕면의 핵심은 다름 아닌 ‘면발’이다.회사 측에 따르면, 이 제품에 사용된 면발은 3.2㎜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면 중 가장 굵다. 일반 라면의 두 배로, 기존 굵은 면발의 대표 제품인 자사의 너구리보다도 1.5배가량 두껍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팀장은 “농심 고유의 제면 기술을 적용해 면발을 굵게 만들면서도 단시간 내 익힐 수 있도록 했다”며 “자체 실험 결과 라면이 퍼지는 정도를 측정하는 ‘식품 물성 실험’에서도 일반 면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 동안 탄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이번 신제품을 시장에 공개하기까지는 신 회장의 애정은 각별했다.평소 자사의 제품명 대부분을 직접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이번 우육탕면 역시 그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50년 노하우가 응집된 제면기술을 적용, 면발을 강조한 것 역시 신 회장의 관심에서 비롯됐다고.평소에도 신 회장은 직원들에게 경쟁사와의 연구개발(R&D) 역량 경쟁에서 절대 뒤지지 말 것을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 회장은 올해 우육탕을 연간 5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키우는 한편, 라면 판매 순위 ‘톱10’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여기에 장기적으로는 단일 품목으로 연간 8000억원가량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더불어 면발을 강조하며 세계 라면업계를 선도하는 일본과의 세계시장 쟁탈전에도 나설 계획이다.국내 라면업계에서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이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경쟁사들의 추격에 농심이 다소 주춤세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신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장의 카드로 꺼내들은 ‘우육탕면’을 통해 라면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