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품에 안은 동부화재, 동부그룹 2세 승계는 ‘순항 중’
1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전문 종합금융사 재편
2016-01-2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동부캐피탈이 동부그룹의 계열사로 남게 되면서 동부그룹의 2세 승계작업도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동부캐피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화재를 선정했다. 당초 산은은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부제철이 보유한 동부캐피탈 지분 49.98%와 벽산건설 등 다른 주주의 30.04%를 합쳐 총 80.02%의 지분매각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동부캐피탈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었던 셈이다.삼성화재와 현대해상에 이어 손해보험업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동부화재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이 15.06%의 지분을 보유해 대주주로 있다. 동부그룹은 이 동부화재를 정점으로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동부자산운용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이번에 매물로 나온 동부캐피탈의 경우 2013년 20억 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내 매물로서 매력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동부의 금융계열사를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고 보유한다는 ‘상징성’이 큰 만큼 이번 입찰에서 동부화재 측이 다소 높은 가격을 제안해 결국 동부캐피털을 품에 안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이처럼 동부그룹이 채권단과의 마찰이나 인수 금액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금융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알뜰하게’ 챙기고 있는 속내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씨에 대한 ‘챙겨주기’ 작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김 회장이 ‘캐시카우’인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생명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묶어 지주사 형태로 동부그룹을 재편한 뒤 이를 아들에게 승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의 지난해 상반기 동부화재 지분은 13%에 그쳤으나 현재는 동부화재 지분을 15.06%까지 늘렸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로서 동부화재의 대주주는 생명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에 더해 캐피탈까지 모두 손 안에 쥘 수 있게 됐다”며 “‘종합금융계열사’의 경영권을 장남에게 선물하려는 김 회장의 ‘집념’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그다만 동부화재 측은 단순히 승계를 목적으로 김남호 부장의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동부화재 관계자는 “동부화재의 최대주주인 김남호 부장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위한 대출 목적으로 미국에 있는 누나 김주원씨로부터 동부화재 주식 일부를 대차한 것”이라며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착시효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