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고객 사생활 노출' 연루에도 책임 회피 '빈축'
2015-01-2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고객의 사생활 노출 사건과 관련, 책임 회피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자사의 해외여행 상품을 이용한 고객의 첫날 밤 알몸 노출 장면을 현지 리조트 직원이 훔쳐보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유사 상품을 계속해서 판매해 온 것은 물론 위로금으로 무마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해 11월 하나투어의 상품을 구매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신혼여행을 떠난 피해자 A씨는 아내와 첫날밤을 보낸 뒤 알몸 상태로 커튼을 열었다가 방을 훔쳐보고 있던 리조트 직원을 목격했다.A씨는 사건 이후 더욱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현지 여행 진행을 주체인 하나투어가 아닌 현지 교민이 운영중인 모 랜드사가 맡고 있었던 것.통상적으로 여행사들은 랜드사를 통해 해외여행 상품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에 속한다고는 하지만, A씨처럼 일반 고객들의 경우 여행사가 판매하는 상품 설명만을 믿고 따르는 것이 대부분인 만큼 업계 사정을 깨고 있기란 쉽지 않다.실제 A씨가 이용한 해당 상품의 설명에는 ‘국내 최대 여행업체인 하나투어가 행사 진행을 한다’, ‘하나투어로 해외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 여행사 중 유일하게 인기 여행지 직영 지사 운영으로 현지에서 발생할 문제에 대해 신속, 정확. 책임서비스로 불안감 제로’라고 기재돼 있었다는 것.이렇다 보니 랜드사의 존재를 모르는 고객들은 이 설명만 보고 하나투어가 직접 모든 것을 진행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만큼 A씨 사례처럼 고객들이 현혹될 소지도 높은 것.이와 관련 하나투어 관계자는 “관련 문구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시광고지침상 판매하는 회사와 현지행사의 주체를 명시한 것”이라며 “하나투어 책임으로 현지 협력업체인 랜드사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하나투어 측은 A씨 부부가 귀국 후에도 모르쇠로 일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서도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리조트 직원의 개인적인 잘못인 만큼 당사가 책임질 사안은 아니나 도의적 책임을 느껴 위로금과 함께 랜드사를 통해 해당 직원을 해고시키는 등 사태 수습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해당 랜드사 역시 고객에게 5박 바우처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하나투어는 A씨와 원만히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두 달 가까이 문제의 리조트 상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하나투어는 <매일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그때서야 “문제의 상품은 곧 판매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하나투어는 여행업계 1위라는 명성과는 달리 지난해 4월 여행사 직원들이 항공사 접대비로 수천만원을 임의로 사용해오다 적발, 이미지를 실추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