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시장으로 전이된 投機머니 FUND(3)

2016-01-26     이석호 기자

[매일일보]연금펀드

투기 머니의 주요 플레이어로 다음에 언급할 것이 전미 교직원 및 공무원이 적립하고 있는 퇴직금이나 연금을 운용하는 연금 펀드이다.

그 총자산은 미국의 GDP(년간국내총생산액)이상의 약 15조 달러로 추정되며, 헷지펀드의 규모와 비교하면 훨씬 더 막대하다.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연금펀드의 경우에는 자산을 감소시키면 조합원의 퇴직금 및 연금감액과 직결되므로 통상적으로는 국채나 우량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안정성을 추구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의한 주식시장의 하락을 피해 최근에는 원자재 시장에 투자비율을 높이고 있다.

전미 최대의 연금기금인 캘리포니아 주 직원퇴직연금펀드는 2008년 까지 총자산의 60%를 주식시장에서 운용해 왔지만 이 후 수년간에 56%로 줄여 원자재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연금펀드 전체의 단 1%라 하더라도 원유 선물시장의 거래규모에 상당하는 약 1500달러의 금액이 움직이게 되므로 시장에는 매우 커다란 임팩트를 주게 된다. 게다가 안정지향적인 연금펀드가 원유시장에 투자하였다라고 하면 원유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주게 되어 원유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국영펀드(SWF)투기머니의 제3의 플레이어로서 최근 급속하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 정부계 펀드(SWF), 즉, 국영펀드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미 무역이나 천연가스 폭등으로 번 외화를 자금원으로 SWF를 설립하여 미국의 우량기업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최근에 그 존재감이 커진 것은 역시 중동의 오일머니이다. 사막에서 원유채굴 코스트는 1배럴 당 5달러 정도로 중동의 산유국은 원유가격이 20달러의 시대에도 충분히 이익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직후, 2008년에는 145달러까지 치솟았고, 2010년 경에도 배럴당 75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상상을 초월한 돈이 산유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배경으로 아랍에미리트연맹(UAE)의 SWF, 아브다비 투자청은 3500억달러를 투자하여 2015년까지 두바이에 세계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두바이랜드’를 건설한다. 건설이 완료되면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의 3배의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슬람 금융의 주체는 이러한 SWF나 연금펀드로 총 자산액은 1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율 20%이상의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외에도 ‘샤리아 펀드’가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샤리아라고 하는 것은 이슬람 교도가 지켜야 하는 이슬람 법을 말한다. 샤리아는 이자수익의 금융업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이것을 엄밀하게 지키면 대출로는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은행이 주택을 구입하여 리스하는 형태로서 샤리아에 반하지 않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샤리아에서 금하는 양돈이나 도박 등의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이슬람 법학자의 승인을 얻어 많은 샤리아 펀드가 조성되었다.미국의 대형 회계사무소인 어네스트 앤 영이 발행한 이슬람 금융과 투자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해안 지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는 500개가 넘는 샤리아 펀드가 조성되어 있고 투자액은 26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골드만 삭스나 도이치뱅크, 홍콩상하이뱅크 등 미국 및 유럽의 투자은행이나 헷지펀드가 투기로는 보이지 않도록 고안한 금융상품(샤리아 펀드는 투기를 금지하고 있다)를 개발하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일반적인 펀드이지만, 결국 오일머니도 원유시장에 흘러 들어가 가격을 끌어올려 더욱 더 중동에 막대한 오일머니를 가져다 주는 자기증식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