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 ‘빈자리’, 한동우 회장의 선택은?
유력 후보로 ‘라응찬 라인’ 대두...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은 낮아
2016-01-2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현재 신한금융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생긴 빈자리인 만큼 당장 후임을 논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실제 최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회장은 서 행장의 연임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3월 중순 이후 열릴 주주총회 때까지는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투병 중에 후임을 논의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그러나 서 행장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후계구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한 회장이 주총에서 연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이상 차기 행장 선임 작업은 2월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신한금융의 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차기 행장 후보에는 자회사 CEO와 해당 자회사 임원이 포함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보통 자회사경영위원회에서 1차로 후보군을 정하면 은행 이사회가 논의를 거쳐 차기 행장을 결정하는 형식이며 최종 확정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즉, 후임 행장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한 회장을 포함한 자경위인 만큼, 결국은 한 회장의 의중대로 인사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현재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회사 CEO와 해당 자회사 임원들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등이다.이 중 유력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들은 이른바 ‘라응찬 라인’들이다.
신한금융 내에서 ‘라응찬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등이다. 한 회장과 몸져누운 서 행장 역시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신한 사태 관련 고객 계좌 불법 조회 건으로 징계가 점쳐지고 있던 서 행장의 ‘리스크’를 감안하면 라응찬 계열 인사는 한 회장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또 다른 주요 후보 중 한 명인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의 경우 이 같은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라응찬 회장과 대립했던 신상훈 사장 라인의 인물로 분류됐던 인사로, 한 회장이 실시한 탕평인사의 ‘수혜자’ 중 하나다.다만 ‘군대 문화’와 1인자를 위협하는 2인자 자리를 용납하지 않는 신한의 분위기 상 한 회장의 손이 쉽게 갈 만한 카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일각에서는 외부인사 추천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도 외부인사 추천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을 그룹 내부에서 배출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이처럼 공백을 채우기 위한 인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를 데려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신한금융 관계자 역시 “내부 CEO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후임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 인사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