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수출 감소에 지난해 엔화 결제 비중 사상 최저치
위안화 비중 큰폭 증가…수입때 원화결제 비중 최고
2016-01-2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엔저와 대일본 수출 감소세에 지난해 한국기업의 엔화 결제 비중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결제통화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결제 대금 가운데 엔화 비중은 3.1%였다.이는 100만원어치를 수출했을 때 3만1000원을 엔화로 받았다는 뜻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2년 이후 비중이 가장 낮다.수출 대금의 엔화 결제 비중은 1990년대 6∼7%대, 2000년대 중반까지 5%대였으나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2011년 4.4%에서 2012년 4.3%, 2013년에는 3.5% 등 3년 연속 하락했다.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대(對) 일본 수출이 줄어든 것이 엔화 결제 비중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이라며 “보통 일본에 수출해 받은 대금의 절반가량이 엔화로 들어온다”고 말했다.지난해 대일본 수출은 2013년보다 7% 감소했다. 수입도 10.4% 줄었다.엔저(엔화가치 하락)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엔화 결제를 피한 것도 엔화 결제 비중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수입 결제 대금 중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0%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수출입의 엔화 결제 비중이 축소됐지만 위안화 결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국내 기업이 상품을 수출하고 대금을 위안화로 받은 비중은 2011년 0.1%에서 2012년 0.2%, 2013년 0.4%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위안화 수출 결제 비중은 0.5%였다.상품을 수입하면서 대금을 위안화로 낸 비중은 2011년 0.03%에서 지난해 0.2%로 확대됐다.지난해 수출 결제 대금에서는 미국 달러화 비중이 85.8%로 가장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 0.6%포인트 늘었다. 유로화 비중은 0.2%포인트 줄어든 5.5%였고, 원화는 2.2%로 변동이 없었다.수입 결제 대금에서 달러화 비중은 84.3%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었다. 유로화(5.7%), 엔화(5.0%), 원화(3.9%) 순서로 결제 비중이 높았다.수입 결제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다. 원화 결제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는 유럽연합(EU)산 승용차 수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對) EU 승용차 수입은 전년보다 55.8%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