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너도나도 ‘무첨가 마케팅’…꼼수 우려도

안정성 등 소비자 신뢰 낮아…식약처, 사전심의제 도입 추진

2015-01-2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면서 식품업계가 자연원료의 함량은 높이되, 첨가물은 줄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무첨가 꼼수 마케팅 논란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은 지난해 7월 소비자들의 건강식품에대한 니즈를 반영해 ‘베지밀 무첨가 두유’를 선보였다.이 제품은 소금과 설탕, 합성착항료 등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은 것으로, 일반두유 대비 1.5배 더 높은 콩단백질 함량을 통해 부드운 맛이 특징이라고 정식품은 설명했다.정식품 관계자는 “맛 이외에도 건강과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향후 자연원료만을 사용한 제품의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상의 청정원은 첨가물 대신 오렌지와 망고, 레드자몽,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을 사용해 건강한 맛을 낸 무지방 드레싱 ‘리얼 제로’를 출시했다. 회사 측은 지방뿐만 아니라 합성보존료와 합성착향료 등 합성첨가물도 일절 넣지 않았다고 소개했다.한국 야쿠르트도 지난해 가을부터 ‘당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내추럴디저트 세븐’, ‘윌 저지방’, ‘하루야채 키즈’ 등 저당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이 회사의 중앙연구소는 당을 빼고도 맛있는 발효유 출시를 위해 벌꿀·한라봉으로 만든 천연당을 개발하는 한편, 설탕 대신 단맛이 200배 강한 합성감미료를 소량만 사용하는 배합비를 고안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처럼 식품업체들은 앞다퉈 건강식품을 찾는 고객의 니즈에 부흥하기 위해 무첨가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식품업계의 무첨가 마케팅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조장해 소비자의 올바른 식품 선택에 도리어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무첨가를 표방하면서 소비자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대체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무첨가 마케팅이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무첨가 마케팅과 소비자’ 정책토론회에서 사단법인 ‘소비자와 함께’(한국미래소비자포럼)는 “MSG 무첨가 표시 12개 제품 중 8개 제품에서 대표적인 MSG 대체첨가물 HVP 사용여부 지표물질인 레불린산이 검출됐다”며 “무첨가 표기한 식품첨가물 대신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는 꼼수 마케팅의 행태를 보였다”고 밝혔다.이어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대체첨가물 HVP는 또 다른 안전성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며, MSG 무첨가 표시는 인공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오인케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정부는 ‘무첨가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심의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