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대시 男 ‘동거’-女 ‘만남’ 선택

2006-12-20     홍세기 기자
놓치고 싶지 않은 이성과의 결혼이 가족의 반대로 벽에 부딪힐 경우 남성은 동거를 선택하는 반면, 여성은 몰래 계속 만나겠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사실은 최근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www.bien.co.kr)가 전국의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 632명(남녀 각 316명)을 대상으로 전자 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놓치고 싶지 않은 이성과의 결혼이 가족의 반대로 벽에 부딪힐 경우 극단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은 ‘몰래 같이 산다(비밀 동거)’ (48.9%)를, 그리고 여성은 ‘몰래 계속 만난다’(27.9%)를 각각 가장 높게 선택한 것.

이어 남성은 ‘받아들인다’(23.4%) - ‘반대하는 가족과 등 돌린다’(8.5%) - ‘몰래 계속 만난다’(6.4%) 등의 순을 보였다.
그러나 여성은 1위의 ‘몰래 계속 만난다’(27.6%) - ‘받아들인다’ (26.5%) - ‘비밀 동거’(20.6%) 등이 큰 차이 없이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고, 그 외 ‘결혼 안 하거나 안하겠다고 위협한다’(14.7%)가 4위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가족의 반대에 더 강하게 저항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황당한 반대 이유? ‘애인 부모의 신분’
‘이성의 어떤 점을 이유로 반대할 때 가장 수용하기 힘든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녀 공히 ‘부모의 신분’(남 : 32.3%, 여 : 34.8%)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남성은 ‘혼수, 지참금’(15.1%) - ‘종교’(10.8%) - ‘학력, 교양’(9.7%) - ‘외모’(8.6%) 등의 순을 보였고, 여성은 2위의 ‘직업, 재산’(14.5%)에 이어 ‘나이’(11.6%) - ‘성격, 인성’(10.2%) - ‘출신지’(8.7%) 등의 순을 보였다.

배우자 결정권? 어머니-아버지-형제 순
‘배우자를 결정할 때 가족 중 영향력이 가장 큰 사람’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비슷한 의견 분포를 보였는데 ‘어머니’(남 : 55.9, 여 : 50.8%) - ‘아버지’(남 : 30.1%, 여 : 38.1%) - ‘형제’(남 : 5.4%, 여 : 4.7%) 등의 순으로 입김이 작용한다고 답했다.

특기할 사항으로는 남성의 경우 어머니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여성은 아버지가 크게 나타났다.

가족의 중시조건 ‘인성, 성격’
‘가족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배우자 조건’으로는 남녀 공히 ‘인성, 성격’(남 : 69.7%, 여 : 39.8%)을 단연 높게 꼽았으나 그 비중에서는 남성이 월등히 높다. 그 외 남성은 ‘집안 분위기’(10.1%)와 ‘학력, 교양’(9.0%) 등을, 여성은 ‘직업’(18.4%)과 ‘종교’(12.2%) 등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 ‘가족 반대로 결혼 무산 경험’

‘본인 가족의 반대로 아깝게 결혼이 무산된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는 남성의 23.1%(1회 17.6%, 2회 3.3%, 3회 2.2%)와 여성의 27.3%(1회 24.3%, 2회 3.0%)가 ‘1회 이상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상대 가족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된 경험’에 대해서는 남성의 21.7%(1회 15.2%, 2회 4.3%, 3회 2.2%), 여성의 18.7%(1회 15.6%, 2회 3.1%)가 ‘1회 이상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본인가족에 의한 반대는 여성이, 상대 가족에 의한 결혼 무산은 남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의 반대로 무산된 결혼을 지금 와서 평가해 봤을 때는 ‘경험 없다’(남녀 전체 응답자의 58.8%)를 제외한 나머지 응답자 중에서는 ‘다행스러운 편’(19.7% : ‘매우 다행스럽다’ 9.5%, ‘다행스럽다’ 10.2%) - ‘아직 잘 모르겠다’(17.8%) - ‘후회스러운 편’(3.7% : ‘후회스럽다’ 2.2%, ‘평생 후회할 일’ 1.5%)의 순으로 나타나 가족의 의견을 수용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높다.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결혼을 앞두고 10 명 중 4 - 5명 정도는 자신이나 상대 가족의 반대로 결혼이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비에나래의 손 동규(孫 東奎)대표는 “가족의 반대로 결혼이 벽에 부딪힐 경우 순순히 따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라며, “그러나 결혼에 대한 의사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시위행위는 전개하나 자신이나 애인, 그리고 반대 가족 등에 대한 극단적 가해 행위까지는 고려치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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