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제과업계 1위 물거품 되나?
노사갈등 휴유증 심각 손실 수십억-수백억 추정
2006-12-21 김상영 기자
크라운제과는 2005년 1월 해태제과를 인수하며 윤영달 회장이 해태제과 직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당초의 말을 바꿔 희망퇴직을 빌미로 해태제과 임직원 20명을 해임하고 부인을 고문, 사위를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해태제과 노조는 고용보장과 노조인정 등을 요구하며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파업을 단행했고 급기야 크라운제과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에 사측은 지난 9월 초 직장 폐쇄를 단행하며 맞섰으나 지난달 초 노조가 일단 현장에 복귀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노사 양측은 회사의 경쟁력 확보와 새로운 발전을 위해서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상생을 위한 결론을 도출하는데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핵심 쟁점인 구조조정 문제가 이번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아 향후 상황은 유동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태제과 노조 측에서도 “아직 회사측 수용안이 불충분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다” 고 밝혔다.
한편 노사분규로 평소 매출의 10% 정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전했다.
회사관계자에 따르면 노사 갈등 이전에는 한해 매출이 6천억원에 이르렀으나, 6개월 동안 진행된 노조의 분규를 감안해 3천억원 정도로 예상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노사갈등으로 인한 크라운 제과의 손실이 생각보다 훨씬 컸다고 파악한다. 크라운제과가 올 초 해태제과를 인수할 때만 해도 ‘해태+크라운’시너지 효과를 통해 업계1위에 도전하겠다는 포부가 대단했다.
당시 크라운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매출규모가 1조원을 바라보게 돼 롯데제과와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며 “강력한 시너지 창출은 물론 국내 제과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고 기대했다.
노사 갈등이 불거진 초반에도 곧 경영이 정상화되면 업계 1위 탈환과 해외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해태제과 인수로 크라운제과의 시장점유율을 기존 14%에서 35%로 높여 업계 1위인 롯데제과의 40%에 근접한다는 시나리오를 세웠다.
실제로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양사의 주력 제품 각 20개 품목 매출합은 5천억원에 달했을 정도. 그러나 크라운제과 윤 회장의 부적절한 인사방침에 노조가 반발하고 해태제과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부터 크라운제과 주가는 주춤거렸다.
특히 재계일각에서는 노조의 불법 점거와 극렬한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방치돼 회사의 누적 영업손실이 1백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즉 해태제과의 인수 이후 윤 회장이 꿈꿨던 업계 1위의 목표는커녕 오히려 손해만 늘어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대형매장에서 해태제과 및 크라운제과 제품의 철거를 검토하는 등 회사의 운명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손실액이 나오지 않았다” 며 “경총에서 조사한 손실액 100억원은 단순한 추정치에 불과하다. 회사측에서는 그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과연 이번에 노조와의 분쟁이 일단락 된 것을 계기로 크라운 제과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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