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혈세 비리사학재단 호주머니로 줄줄 새"
최영순, 해고된 사학비리 폭로 직원, 투명사회상 수상
2005-12-21 안미숙 기자
사립학교법 개정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은 물론 종교계까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학비리 내부고발자가 해고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북 영덕의 조양학원 징계재심위원회는 12월 2일 행정실 직원 김중년씨의 해임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사학재단의 징계위원회, 이사회, 징계재심위원회 절차는 모두 형식적 과정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경북영덕의 사립 조양학원 영덕여고 행정실에서 근무하던 김중년씨는 박모 전 이사장의 부정비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비리행위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 부정비리가 명백히 확인되어 전이사장 박모씨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새로 구성된 임시이사진은 채 일년도 되기 전에 김중년씨를 스무해넘게 일한 직장에서 쫓아냈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그 이유는 교육청 등 여러 홈페이지에 전 이사장의 비리 사실(2쪽짜리) 글을 올려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의 파렴치한 비리 사건 이후에 최근 발생한 현 이사진의 김중년씨 해임 사실에 대해 영덕의 지역언론은 다음과 같은 사설을 냈다. “평생다니던 직장에서 쫓아내면 그냥 승복할 것으로 알았다면 오산이다.
이미 임시이사회에서는 박 전 재단이사장의 비리와 연루되어 징계요구를 받았던 전 행정실장에게는 한달간 정직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번의 조치는 이와 비교해도 형평에 맞지 않다. 학교와 지역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재고해야 한다”
최 의원은 "오늘 김중년씨가 한국투명성기구(전 반부패국민연대)와 모 언론사가 주최하고 국가청렴위원회가 후원하는 제5회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사립학교에서 행정실직원이 이사장의 비리를 알려내는 일이 쉽지않은 결단이었기 때문에 의로운 그의 행동은 분명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의 투명사회상 수상 소식은 졸속적이고 신중하지 못한 경북교육청의 관선이사 선임 과정과 현 이사진의 얼토당토않은 감정적 처벌의 잘못을 더욱 더 분노하게 만든다"며 "또 한편으로는 우리사회에서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자들이 겪어야할 험난한 길을 다시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서글프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익 목적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책이 국회와 정부차원에서 강력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면서 "또한 우리의 학생들을 위해 쓰여야 할 국민의 혈세가 비리사학재단의 호주머니로 줄줄 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그래서 해직을 감수하고 옳은 행동을 한 김중년씨가 하루 빨리 직장에 복귀하기를 염원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안미숙 기자 suk7371@naver.com
참고자료
<사학비리 양심선언에서 내부고발자 해임까지 사건 경과>
1995.05.04 공금횡령사건 1차 발발 - 공사비 및 운영비 50% 개인 착복- 교사들 문제제기 박 전 이사장 교직원에게 사과 재발 방지 약속
2004.12.01 최순영국회의원 보도자료1. - 현직 사립학교 직원 사학비리고발 및 양심선언
2004.12.03 영덕경찰서 수사착수 회계자료 압수수색
2004.12.30 영덕경찰서 업무상횡령혐의 긴급체포
2004.12.31 대구지검영덕지청 영장실질심사 구속영장발부
2005.12.31 최순영의원 보도자료2. - 경북 비리 사학 이사장 횡령혐의 구속
2005.02.02 대구지법영덕지원1차 심리 - 검찰 2년 구형
2005.02.16 대구지법영덕지원2차 선고 - 징역1년6월 집행유예3년 횡령액117,536,470원 확인 2005.2.21-2.25 경상북도교육청 특별감사 횡령액 45,965,870원 추가 확인
2005.02.22 학교법인 조양학원 임원취임승인취소 및 해임승인 통보
2005.02.23 최순영의원 보도자료3. - 경북 비리학원 이사진 전원 해임돼 양심선언,수사, 재판과정은 한편의 드라마. 지역민의 사랑받는 학교로 발전하기를 기대
2005.02.25 학교법인조양학원 임시이사 선임통보
2005.04.08 경상북도교육청 특별감사결과 신분조치 요구 행정실장 5급 이선우 : 중징계, 7급 김중년 : 경고
2005.05.20 학교법인조양학원 일반직 징계결과 행정실장 5급 이선우 : 중징계(정직1월) 7급 김중년 : 경고
2005.08.31 경상북도교육청 및 도내 각 기관단체 P교장 공금횡령사건 홍보물 인터넷 공개
2005.10.08 학교법인 조양학원이사회 - 학교명예손상에 따른 일반직 김중년 징계요구
2005.10.20 학교법인조양학원 일반직징계위원회 - 김중년 해임 결정 “기 종결된 전 재단의 전 박인현 교장의 비리에 따른 자료를 도내 각 단체에 배포하여 현재의 재단 및 영덕여고가 비리의 온상인양 호도하여 조양학원 및 영덕여고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켰음”
2005.10.25 학교법인조양학원 이사회 김중년 해임 추인
2005.11.03 행정실 7급 김중년 해임 통보
2005.11.15 영덕여자중고등학교 대부분 교직원 이사회에 해임 관련 청원서 제출
2005.12.02 일반직징계재심위원회 - 김중년 징계재심 일방적 기각
2005.12.09 한국투명성기구(전 반부패연대) 김중년씨 투명사회상 시상
<심층취재, 실시간뉴스 매일일보 / www.sisaseoul.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