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숏 사이즈 표기 바꿨지만 ‘찜찜’

2015-02-10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스타벅스가 ‘숏 크기’ 음료의 메뉴판 논란이 확산되자 발 빠르게 관련 메뉴 표기를 손질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가장 작은 크기(숏) 음료의 가격을 메뉴판에 명확히 밝히지 않아 빈축을 산 바 있다.그러나 ‘숏 사이즈 주문이 가능하고 톨(tall) 사이즈보다 500원 싸다’는 사실을 알리는 문구의 글자 크기만 키운 데다, 숏 사이즈 가격차 조차 적지 않은 옛 메뉴판에 대한 보건당국의 별다른 징계가 없을 예정이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10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모든 매장 계산대 뒤편 메인 메뉴판(보드) 하단에 ‘따뜻한 음료는 숏 사이즈 가능(톨 사이즈와 가격차이:500원)’이라는 문구를 새로 달았다.기존 메뉴판에도 ‘따뜻한 음료는 숏 사이즈로도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지만, 워낙 글씨 크기가 작았던 터라 활자를 키우고 톨 사이즈와의 가격차도 명시한 것이다.아울러 스타벅스는 2일 이후 전국 매장에 60여 가지 음료의 크기별(숏 포함) 가격을 소개한 책자형 메뉴판도 비치했고, 9일부터는 이 책자형 메뉴가 있다는 사실을 계산대 앞 작은 보드에 적어 안내하기 시작했다.스타벅스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27일 서울YMCA시민중계실이 제기한 숏 사이즈 메뉴 표시 관련 지적에 대한 공식 대응 차원이다.이 단체 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달리 스타벅스 일본 등 일부 해외 매장에서는 숏을 포함한 네 가지 종류(숏·톨·그란데·벤티)의 음료 가격을 모두 메뉴판에 일일이 표기하고 있다.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숏 사이즈 안내 관련 글씨가 작다는 이번 지적을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했고, 숏 사이즈 메뉴판 운영과 관련한 고객들의 불편사항 등도 면밀히 검토해 적합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우선 개선됐다는 스타벅스의 메인 메뉴판에도 숏 사이즈 메뉴와 가격이 다른 사이즈들과 같은 위치 같은 크기로 나열되지 않았다. 다만 메뉴판 아래 부분에 ‘따뜻한 음료는 숏 사이즈 가능(톨 사이즈와 가격차이:500원)’이라는 문구로 일괄 설명됐을 뿐이다.식약처는 이미 스타벅스의 새 숏사이즈 표기에 대해 ‘적법’ 판정을 내린 상태다.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의 ‘식품접객업자 준수사항’ 중 가격표 표시 관련 규제는 가격을 명시하라는 취지이기 때문에 가격표 표시 형식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며 “스타벅스 새 메뉴판에 숏 사이즈 관련 안내 글씨 크기가 나머지 메뉴판 글씨와 비슷하기 때문에 내용을 소비자들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스타벅스 새 메뉴판에 대한 이 같은 식약처의 판단을 수용하더라도, 문제의 이전 메뉴판도 함께 면죄부를 받는 게 정당한 일인지도 논란거리다.옛 스타벅스 메뉴판의 경우 식약처 관계자조차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메인 메뉴판에 가격 차이(500원)를 명시하지 않은 채 작은 글씨로 ‘숏 사이즈로도 가능합니다’라고만 적은데다, 책자형 메뉴판에도 숏 사이즈 가격을 일일이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식약처는 지난달말 서울YMCA시민중계실로부터 조사요청 공문을 받고 새로 바뀐 스타벅스 메뉴만을 점검했을 뿐, 이전에는 단 한 차례도 스타벅스 메뉴 표기 방식에 문제를 삼아 경고하거나 고발한 적이 없다.현장에서 규정 준수 여부를 살피는 조사원이 문제를 발견해야 고발 등 후속 조치가 가능한데, 지금까지 그런 적발 사례가 없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