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직원 양심선언에 해고?

새로 구성된 이사진 행정부 직원 해임

2006-12-26     성승제 기자
지난 해 12월 1일 경북의 한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이 사학비리를 폭로하다 해고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됐다.

김씨는 지난 해 민주노동당 의원을 통해 재단이사장의 비리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경북 영덕의 조양학원 징계재심위원해는 지난 해 12월 2일 김모씨(50 해임)를 해임 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 최순영 의원은 “사학재단 징계위원회, 이사회, 지계재심위원회 절차는 모두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을 비판했다.

당시 김씨가 공개했던 재단비리는 이사장이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1989년부터 2004년까지의 횡령 사례.

김씨와 최 의원은 이 기간동안 재단이사장이 학교의 각종 시설공사 리베이트와 교재구입비 명목 등으로 총 10억여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의 폭로로 재단이사장은 지난 98년부터 2004년까지 4년여에 걸쳐 재단 돈 1억17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Y여고엔 관선이사가 파견됐다.

최 의원에 의하면 "김씨는 박모 전 이사장의 부정비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비리행위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하게 됐고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 부정비리가 명백히 확인 돼 전 이사장 박모씨는 형사 처벌을 받았다“며 ”하지만 새로 구성된 임시 이사진은 채 일년도 안 돼 학교 명예회손으로 김씨를 스무 해 넘게 일한 직장에서 쫒아냈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의 파렴치한 비리 사건 이후에 최근 발생한 현 이사진의 김씨의 해임 사실에 대해 영덕의 지역 언론은 다음과 같은 사설을 냈다.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쫓아내면 그냥 승복할 것으로 알았다면 오산이다.

이미 임시이사회에서는 박 전 재단이사장의 비리와 연루되어 징계요구를 받았던 전 행정실장에게는 한 달간 정직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번의 조치는 이와 비교해도 형평에 맞지 않다.

학교와 지역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재고해야 한다”

최 의원은 "김씨가 한국투명성기구(전 반부패국민연대)와 모 언론사가 주최하고 국가청렴위원회가 후원하는 제5회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사립학교에서 행정실직원이 이사장의 비리를 알려내는 일이 쉽지 않은 결단이었기 때문에 의로운 그의 행동은 분명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지만 그의 투명사회상 수상 소식은 졸속적이고 신중하지 못한 경북교육청의 관선이사 선임 과정과 현 이사진의 얼토당토않은 감정적 처벌의 잘못을 더 분노하게 만든다"며 "또 한편으로는 우리사회에서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자들이 겪어야할 험난한 길을 다시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서글프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익 목적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책이 국회와 정부차원에서 강력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면서 "또한 우리의 학생들을 위해 쓰여야 할 국민의 혈세가 비리사학재단의 호주머니로 줄줄 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그래서 해직을 감수하고 옳은 행동을 한 김씨가 하루 빨리 직장에 복귀하기를 염원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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