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공포, 이번엔 고등학교?…서울고, 석면폐기물불법처리

2011-01-25     김인하 기자
[매일일보=김인하 기자]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고등학교에서 석면폐기물을 제대로 처리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석면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2~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석면페증,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지난 24일 학교 관계자와 경찰, 자치단체가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석면 철거작업이 진행된 본관 1층 내부에 석면폐기물이 널려 있었고, 본관 주변에는 석면이 묻은 폐기물이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쌓여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서울고는 석면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밀도의 내수성 재질의 포대에 2중 포장하지 않고, 작업복과 방진마스크, 비닐시트 등도 석면폐기물에 준해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정텍스를 지지하는 철골 구조물에 작은 조각들이 붙어 있었으며, 교실 내에서도 석면이 함유된 조각들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단체는 본관 바깥에 놓인 석면폐기물 자루에서 2개의 시료를 채취해 전문분석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백석면 5%, 갈석면 3%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각섬석 계열인 갈석면은 1997년 이미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이 단체는 서울고에서 3000여개의 석면텍스가 철거됐을 경우 안전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반출된 폐기물의 양은 약 6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예용 집행위원장은 "석면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교 도서관에는 수백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개방된 운동장에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었다"며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석면에 노출될 경우 2,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중피종암 등 불치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서울고는 안전 여부가 최종 확인될 때까지 운동장 등 학교시설 이용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발생된 폐기물을 운반하면서 석면에 토양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관계당국은 오염 여부를 조사한 뒤 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