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대통령 사돈기업 비리 수사 [막전 막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쏙~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지난해 검·경은 기업과 권력이 결탁한 이른바 ‘권력형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서슬퍼런 칼날을 치켜들었다. 특히 대통령 사돈기업에 대한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검찰의 칼끝은 신구 정권의 최고 실세를 겨냥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부터는 어찌된 영문인 지 검경의 칼끝이 무뎌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검·경 입장에선 구 정권 최고 실세가 없는 상황에서 현 정권 실세에 대항하면서까지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이 대통령 사돈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종결됐는지, 또 어디까지 수사가 진행됐는지 알아봤다.
효성 비자금 의혹 사라져버린 몸통…해외 부동산 매입 의혹 수사 진행 상황 아무도 몰라
한국타이어 조현범 부사장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집단 돌연사 수사는 아직도 ‘미적미적’
LG 곤지암리조트 특혜의혹 종결됐지만 재수사?…LG-CNS 수주비리등 수사결과는 오리무중
앞서 효성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직전 해외 법인을 통한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 대통령 당선직후, 검경은 해를 넘긴 수사 끝에 몇몇 혐의점을 밝혀냈지만, 역시나 몸통은 오간데 없고,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수사란 지적을 받아야만 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다보니 검찰이 외압에 의해 이를 덮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제기에서부터 여타 이해관계로 인해 검찰이 먼저 꼬리를 흔든 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효성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몸통은 어디가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다수 야권 의원들이 효성의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효성과 검찰을 향해 맹공을 퍼부은 것. 하지만 이런 질타에도 불구 효성과 검찰은 꿋꿋하게 견뎌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효성 오너 일가의 해외 부동산 매입 의혹에 대한 수사도 흐지부지하게 종결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진짜 사돈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타이어의 경우엔 더욱 심각하다.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한국타이어 조현범 부사장은 주가 조작 의혹을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고, 회사 역시 몇 해에 걸친 노동자 집단 돌연사 의혹에 관해 아직까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 중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수사당국이나 회사측은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고 있다.한국타이어는 노동자 집단 돌연사 의혹과 관련해, 지난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한국산업안전공단 산하)의 ‘추가 역학조사’를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당시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이 아니라면 어떻게 ‘역학조사 거부’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여기서 더욱 문제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돌연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 지난 6일엔 한국티이어 대전공장 제품검사팀(QAsub) 손모(51) 반장이 이날 새벽 4시경 가슴 통증을 호소해 을지대병원으로 옮겼으나, 급성심근경색으로 끝내 숨졌다.이에 ‘국민참여당 창당 준비위원회’는 “이명박 정부는 사돈기업이자 수많은 노동자가 죽어간 한국타이어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촉구했다.국민참여당 준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타이어 사망자와 질환발생에 따른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나 정부는 노동자들의 사망 원인과 직업의 연관성을 규명하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국타이어 기업주는 질병 유소견 직원들을 즉각 치료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역시나 변명하기만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타이어측 관계자는 “손반장의 사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가 지병이었던 고혈압이 사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대통령 사돈기업인 효성과 한국타이어가 각종 의혹으로 세간의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LG그룹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LG 역시 대통령의 사돈기업이었기 때문.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친딸 성은씨가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의 장남인 구본천 LG벤처투자 대표와 결혼해, 한 다리 건너 사돈관계였던 것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검찰이 LG의 곤지암리조트 특혜 의혹과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 재수사할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팀을 꾸렸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아가 LG-CNS 수주 비리 의혹, 파주 LCD단지 개발 비리, 또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의 지분매입과정에서의 편법 여부등에 대해서도 검찰이 곧 수사에 착수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 지 거론된 의혹들 중에서도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조차 아직까지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