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금융사고’ 임종룡, 금융위에 안착할 수 있을까

2016-02-1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이 신제윤 위원장의 뒤를 이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현재 임 회장에 대한 핵심 논란은 크게 모피아(옛 재무부의 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부분과 정보유출 사태의 전범이라는 점으로 나뉜다.임 회장은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함께 금융권에 모피아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2013년 국무총리실장을 거쳤으며 같은해 5월15일부터 6월10일까지 약 한 달 가량은 자본시장연구원에 ‘고문 겸 초빙위원’으로 적을 두기도 했다.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선임된 것이 2013년 6월 5일이었으니 실제로는 연피아(연구원+마피아) 출신이라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는 셈이다.임 농협금융 회장은 그간 농협금융에 모피아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농협금융은 지난 16일 주주총회를 열고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을 사외이사로 또다시 영입했다. 여기에 기존 사외이사 2명은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손상호 전 금감원 부원장보다. 즉 사외이사 4명 가운데 관료출신이 3명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금융사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사외이사 선임에 민간 인사들을 고려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행보다.이런 임 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인사 발표 직후 “임 회장과 같은 현직 금융회사 수장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게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적임자인지 확실히 검증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종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임 회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은행 회장직을 수행한 전형적인 관피아”라며 “하나마나 한 개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임 회장 임기 중 발생한 정보유출 사태와 계좌 무단인출 사태 등의 금융사고 전력 역시 ‘흠’이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초 농협카드는 약 240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당시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결제은행의 계좌번호와 신용등급 등은 물론이고 신용카드 유효기간까지 포함돼 있었다.농협카드 뿐 아니라 농협생명에서도 같은해 고객 정보 35만건이 외주업체 직원에게 유출된 바 있다. 문제는 당시 농협생명 측이 이 사실을 발견했지만, 금융당국에 적발될 때까지 쉬쉬해 왔다는 점이다. 고객 피해 방지는 외면한 채 책임을 피하기에만 급급했던 셈이다.당시 농협생명은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구축을 맡긴 외주업체 직원에게 주민번호 등 고객정보를 제공하면서 규정과는 달리 테스트용으로 변환된 자료가 아닌 실제 자료를 제공했다.농협 통장의 무단인출 사태 역시 지난 한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바 있다.지난해 7월 지역농협을 통해 개설한 계좌에서 예금 1억2000만 원이 무단으로 인출된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농협중앙회는 내부에서 정보유출이 된 것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자 보상을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이에 일각에서는 자신이 수장자리에 있던 농협의 근본적인 안전보안 시스템 관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임 회장을 금융권 전반의 문제를 관리하는 자리에 앉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위의 존폐까지 거론하는 등 금융산업의 걸림돌이 되어온 금융위가 제대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금융산업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며 “이번 위원장 경질을 통해 금융위의 혁명적인 인사 혁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임 회장이 그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