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고민 ‘끝난’ KB·우리 VS ‘시작’ 신한·농협
하나금융. 김정태 연임 앞두고 ‘긴장 기류’
2016-02-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수장 교체 고비를 넘긴 금융사와 목전에 둔 금융사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수장 고민을 일단락 지었다.KB금융은 지난해 11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취임하면서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윤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후계 승계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을 1~2년 가량은 국민은행장을 겸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윤 회장의 취임이후 주전산기 문제로 불거졌던 KB금융의 내홍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큰 과제로 꼽혔던 LIG손보 인수 역시 운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아 현재 최종 인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인선 과정에서 ‘서금회’ 출신 이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 1월 30일 무사히 우리은행 수장 자리에 안착했다. 임기는 2016년 12월 30일까지로 기존보다 1년 줄어든 2년이다. 이 행장은 이 기간 내 민영화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일각에서는 대표이사의 임기가 너무 짧아 실질적 경영활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낙하산 논란이 합쳐져 이 행장이 정부가 민영화를 위해 임시로 자리에 앉혀놓은 인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취임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우리금융연구소 등과 핀테크 태스크포스(TFT)를 가동하고 글로벌 소매영업 확대에 나서는 등 민영화 이외의 행보에도 적극 나서며 우리은행의 도약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이처럼 일단 수장 고민에서 벗어나 나아갈 방향성에 관한 논의를 이어나가는 금융사들과는 달리 당장 수장 고민에 빠진 금융사들도 있다.농협금융지주는 임종룡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직무대행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섭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다.현재 내부 후보로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외부 출신이 올 가능성도 있다. 외부 출신으로는 지난 2013년 2월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서진원 신한은행장이 투병 중인 신한금융은 오는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차기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사장의 선임을 논의할 계획이다. 차기 신한은행장은 2017년 임기가 끝나는 한 회장의 후계자 경쟁에서 강력한 현직 프리미엄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번 행장 선임은 신한금융의 미래에 중요한 일로 평가받는다.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특히 한 회장의 의중이 차기 행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차기 행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행장 직무대행) 등이다.일각에서는 이들의 운명은 ‘신한 사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사장이 극심한 내분 사태를 초래했던 신한 사태는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으며,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위성호 사장과 임영진 부행장은 라응찬 진영으로, 이성락 사장은 신상훈 진영으로 분류된다.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3명을 선정한 하나금융의 경우 오는 23일 후보자 3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정할 예정이다.금융권에서는 그간 회장 연임을 위해 꾸준히 ‘작업’을 진행해 온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연임 이후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함께 후보로 나온 인물들이 경쟁력이 없어 연임 자체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다소 강한 발언을 이어나가며 그간 외환은행 노조와 마찰을 빚어왔던 김 회장의 연임에 대해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