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렌탈 시장…혼수·캠핑용품까지 ‘쑥쑥’

불경기 얇아진 지갑에도 렌탈 시장은 ‘불황무풍지대’

2015-02-22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1. 오는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정모씨(33·여)는 요즘 혼수 준비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혼수용품 중에서 가장 큰 비용을 치지하는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의 견적을 뽑아보니 1000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몇 년 후 평수를 넓혀 이사 가는 점도 고려해 렌탈로 혼수를 마련하기로 했다.#2. 지난해 12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엄모씨(31·여)는 더 이상 신생아 침대, 신생아 욕조, 유축기 등 육아용품을 사지 않고 렌트하기로 했다. 첫 아이를 낳아서 키워본 결과 얼마 사용도 못하고 짐만 돼버린 육아용품들을 덜컥 산 게 후회됐기 때문이다.최근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일정기간 빌려 쓸 수 있는 렌탈서비스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정수기, 비데뿐만 아니라 혼수용품과 육아용품, 캠핑용품까지 그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22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8조5000억원에 달하던 개인 및 가구용품 렌탈 시장은 2016년 25조9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는 5000만 인구 모두가 1인당 20만원 이상의 물건을 빌려 쓸 때 나오는 수치다.렌탈 시장을 이렇게 확장시킨 일등공신은 경기 침체라 할 수 있다. 불경기에는 초기 구입부담이 적은 렌탈 서비스가 호황을 이루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은 많아졌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이 렌탈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이에 여러 기업들도 다양한 렌탈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정수기, 가습기와 같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생활가전용품은 이미 렌탈 시장의 스테디셀러다.여기에 얼마 사용 못하는 육아용품, 안마의자 같은 고가상품, 하루가 다르게 최신형이 출시되는 IT기기, 일 년에 단 몇 번 쓰는 캠핑 용품 등. 소비자가 빌리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렌탈 가능한 시대다.특히 최근에는 대기업이 장악하던 렌탈 시장에 중소기업들까지 차별화를 내세워 진출하는 등 품목의 다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이들 중소업체들은 먼저 상대적으로 렌탈 상품 판매에 유리한 홈쇼핑 진출에 공을 들였다.실제로 현대홈쇼핑, GS샵 등은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자 기존 렌탈 상품 외 보일러, 디지털피아노, 흙침대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최근에는 온라인은 물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렌탈서비스를 비교 할 수 있는 ‘렌탈 전문 오픈마켓’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오픈마켓에서는 가전기기, 유아용품 등은 물론 각종 서비스까지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