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대목, 내국인 떠난 빈자리 '요우커'가 메꿨다
중국인 관광객, 한국 소비 주체로 급부상
2016-02-2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내수부진 그늘 속 면세점 사상 최대매출
국내소비자, 해외여행 지출액 증가 일로
‘큰 손’으로 통하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내국인을 꺾고 한국 소비경제를 주도하는 강력한 소비 주체인 동시에 경제·산업계의 주역으로 부상 중이다.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5 춘절연휴 방한중국인 전망’에 따르면, 올해 춘절연휴 기간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2만6000명이다. 지난 춘절연휴에는 중국인 9만6911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7월에는 전체 외래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초로 50%를 돌파하기도 했다.이는 최근 5년 간 춘절기간 방한한 평균 요우커 성장률과 지난 1월 방한 중국인 성장률을 모두 감안한 결과로, 최근 5년 간 춘절연휴 기간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도와 비교해 매년 27.5% 늘었다.특히 지난 설 연휴는 춘절과 맞물린 까닭에 국내 유통업계도 춘절 특수를 노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일찌감치 돌입했다.씀씀이가 큰 요우커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 제품도 각양각색이었다.롯데마트가 춘절 연휴 직전 12일(5~16일)동안 중국인이 많이 찾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요우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마트에서 가장 많이 산 품목(매출 기준)은 마켓오 브라우니세트(32개들이·과자)로 집계됐다.이 제품은 지난해 춘절 전후나 국경절 연휴(10월 1~9일) 당시에도 유커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이 밖에도 과자류에서는 △5위 오리온 참붕어빵(24개들이) △ 6위 마켓오 브라우니 블론디(28개들이) △ 7위 마켓오 리얼브라우니(8개들이) △10위 오리온 크리스피 등 다섯 개나 10위 안에 들었다.한국산 ‘김’도 요우커의 필수 쇼핑 아이템이었다. 청산에 아몬드 김 스낵을 두 번째로 많이 구입했고 웰빙 돌자반김(9위)과 CJ햇바삭 식탁김(14위), 종가집 석쇠구이 도시락김(16위)의 인기도 뜨거웠다.이 밖에 샴푸·생리대 등 생활·미용용품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방 제품류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중국인들의 관심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품목으로 눈길을 끌었다.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은 맛과 품질이 뛰어난 국산 과자와 김 등을 직접 먹거나 선물하기 위해 많이 사간다”며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주로 과자 등 식품 위주로만 쇼핑했다면, 최근 점차 생활·미용용품으로 선호 품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요우커 돌풍의 가장 큰 수혜주로 통하는 화장품 업계는 여전한 강세다.요우커들이 한국 방문 시 꼭 구매해야 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어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에 따르면 최근들어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다고 소문난 제품이나 매거진에 게재된 제품 등을 직접 찾아와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이처럼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내수부진의 그늘 속에서도 면세점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롯데면세점의 작년 매출액은 4조 2000억원으로 2013년보다 16~1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2조 61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2000억원으로 2013년보다 16~1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이다. 전년 대비 25.2% 증가한 신라면세점의 매출액은 2조 6천123억원이며 외국인의 비중 70%에서 중국인은 88%를 차지하고 있다.요우커가 내수시장에서 ‘대륙의 씀씀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내국인들은 여전히 지갑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계속되는 불황에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올해 설선물 구입 역시 저가의 선물세트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국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해외여행 지출은 늘고 있는 상황. 이렇다보니 해외에서만 늘고 있는 소비를 국내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78만6576명으로, 이는 지난해 설 연휴(69만8749명)대비 12.6%가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설 연휴 전 한 달(1월 16일~2월 15일)동안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지난해 설 기준 같은 시기 보다 90%나 많았다.패키지의 경우 특히 여행 거리가 긴 미국 및 캐나다 지역 여행상품이 3배로 가장 많이 늘었고, 중국도 약 2배 넘게 증가했다. 설 연휴(2월 18~22일) 중 출발하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도 작년 동기대비 56% 넘게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