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연임 확정...조기통합 강경 드라이브 예고

“외환은행 승진누락·구조조정 압박 거세질 것”

2016-02-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단독 후보 추천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향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과 관련한 강경 드라이브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은 지난해 7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화두를 꺼낸 이래 지금까지 IT통합과 현지법인, 카드 통합법인 출범을 비롯한 통합을 위한 관련 절차를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특히 사실상의 은행 통합 기반 작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IT통합에 대해서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외부 전산업체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전준비 작업을 지속해 올 10월 9일까지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절차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수용으로 사실상 중단된 이후 김 회장의 행보는 더 강경해졌다.김병호 하나은행장을 선임한 것 역시 그간 통합을 주도해온 김한조 외환은행장에 대한 일종의 문책이자 통합에 대한 새로운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신임 하나은행장 취임식 날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통합을 주도하던 임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이어졌다. 하나금융의 이우공 전략·재무담당 부사장과 정진용 준법담당 상무, 외환은행의 기획관리그룹 담당 임원인 주재중 전무는 책임을 지겠다며 법원의 가처분 신청 수용 직후 사표를 제출했으나, 금융권에서는 사실상의 해임으로 보고 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시 3년간 이어질 김 회장의 임기 내 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겪게 될 ‘칼바람’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외환은행은 이미 설 연휴 직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강력한 비용절감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김 행장은 급여 20%를 반납하겠다고 밝혔고, 외환은행 임원들도 급여 10%를 반납하기로 했다.금융권에서는 이번 비상경영체제에 대해 명목상으로는 실적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통합 지연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론스타가 떠나면서 2008~2009년 인건비 등을 올려놨다는 김정태 회장의 지적에 김 행장이 발빠르게 반응했다는 것이다.여기에 하나금융이 통합을 염두에 두고 외환은행에 대해 승진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조조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재 책임자급이 행원급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항아리형 구조를 띄고 있다. 만일 승인인사가 계속 무산될 경우 퇴사에 대한 압박도 커질 수 밖에 없다.은행권 관계자는 “일단 연임의 뜻을 이룬 김 회장의 강경 대응 모드는 조기통합의 목적을 달성할 때 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은 하나금융의 노조 압박용 이슈인 만큼 일단 가시화 되면 실적 책임론 등의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외환은행 노조에 불리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아직 외환은행 직원들에 대한 승진누락이나 구조조정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입장이다.하나금융 관계자는 “3월에 외환은행 측 인사에 대한 승진계획이 발표될 수 있다”며 “비용 문제로 가능성이 논의되는 수준이지 하나금융이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이나 승진 누락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