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임종룡 후임자로 누가 오나?
유력 후보 김석동 “관심 없다”...회장 대행 이경섭 부사장
2016-02-2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퇴임으로 농협금융의 후임자 인선 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농협금융은 25일 오후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임종룡 회장의 퇴임식을 개최했다.임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앞으로 농협금융은 수익력 있는 금융회사로 탈바꿈되어야 한다”며 “건전성을 지키면서 전문가를 육성하고, 상호금융 등의 영역에서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고 당부했다.농협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에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경영기획본부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현정택 전 이사회 의장이 최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임명됨에 따라 공석이 된 의장직은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기로 했다.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는 민 교수를 비롯해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준규 전 검찰총장, 손상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4명이다.이사회는 다음 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한 1명,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이뤄지며, 이들 중 4명이 찬성해야 회장으로 내정된다.농협금융은 외부 헤드헌팅업체 추천 등으로 후보군을 만들고, 이들 가운데 3~5명을 추려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를 뽑을 방침이다.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후보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김주하 농협은행장,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다.이 중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2008년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난 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맡은 이력이 강점이다. 금융위원장에는 2011년에 임명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금융위원장 본인은 농협금융 회장 직에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다.추후 생각이 바뀐 김 전 위원장이 회장 후보 경쟁에 뛰어들 경우에도 문제는 남는다. 농협 노조가 김 전 위원장을 ‘졸속적인 신경분리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이라며 결사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김 전 위원장은 1953년생으로 1955년인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서열을 중시하는 농협의 보수적인 특성 때문이다.김주하 농협은행장 역시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김 행장의 가장 큰 강점은 취임 이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 등 수수료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나이도 1955생으로 김 부회장보다 젊다. 그러나 주로 관료 출신들이 맡아온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앉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일각에서는 유력 후보군과는 별개로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자리를 꿰차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농협중앙회에 속해있는 만큼 농협금융은 그간 정부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관피아를 선호해 온 경향이 있다.현재 농협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과 김준규 전 검찰총장, 손상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역시 모두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이다.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관피아 출신인 셈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깜짝 낙하산 인사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인사가 결국 농협금융 회장직을 꿰차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유력 후보군을 논하는 것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