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김치 中 수출길 열려…중국 위생기준 개정

2015-02-26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한국의 고유 식품인 김치가 올해 중국 수출 길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26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위생기준당국인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 1월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의 절임 채소인 ‘장옌차이’에 대한 위생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중국 당국은 이 개정안에 대해 3월말까지 업계 등 각계의 의견을 받은 뒤 변경된 위생기준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당국은 절임 채소에 대해 대장균군 수가 100g당 30마리를 넘지 않도록 요구하던 기존 자체 위생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춰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절임 채소 샘플 5개를 검사해 각각의 샘플에서 대장균군 수가 10마리 이하로 나와야 하되, 다만 샘플 2개에서는 각각 최소 10마리에서 최대 1000 마리까지 대장균군 수가 나와도 적합하도록 위생기준이 바뀐다.중국은 그간 김치에 대해 기존의 자국 절임 채소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장옌차이는 젓갈이나 간장 등에 절인 채소를 통칭한다. 우리나라의 김치에 해당하는 ‘파오차이’도 여기에 해당한다.파오차이는 삶아 절인 채소로 오이피클로 생각하면 쉽다. 파오차이는 소금과 고추 등을 넣은 양념을 한 번 끓여서 사용하는데다 여기에 배추 등을 넣고 밀봉해 숙성시키기 때문에 대장균군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발효 식품인 김치는 다르다. 김치는 흙에서 난 배추와 양념 등을 익히지 않고 바로 버무려 발효시키기 때문에 갓 담은 ‘생김치’ 상태에서는 대장균군이 상당수 있을 수 있다. 대장균군은 사람·동물의 장 속에 사는 대장균과 비슷한 균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꼭 분변 등에 오염되지 않더라도 물·흙 등 자연계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김치가 절임 채소 위생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던 이유이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와 한국정부는 중국의 위생기준이 생채소와 양념으로 만들고서 발효시키는 한국산 김치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규제라고 보고 개정을 요구해왔다.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식품 기준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양국이 이견을 보여온 ‘김치 수출 위생기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