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평가 반보 후퇴…“회복세 미약”

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서 밝혀

2016-02-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가 반걸음 가량 후퇴했다.한은이 분기별로 한차례씩 내는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의 평가가 석달여 전 “완만한 개선 추세를 잇고 있으나 회복 모멘텀은 강하지 않다”에서 “회복세가 미약하다”로 바뀐 것이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모니터링 결과 올해 1∼2월 중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골든북은 한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기업들을 심층 면담하고 설문조사도 벌여 공식 통계보다 한발 앞서 전국의 경기 흐름을 파악·분석하는 보고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제주권만 작년 10∼11월 조사 때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소폭 증가’라는 평가를 유지했다.지난해 4분기 중 ‘소폭 증가’로 평가된 지역 중 호남권과 강원권의 경기는 ‘보합세’로 악화됐다. 호남권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정제·화학 등의 생산이 준 영향이 컸고, 강원권은 인제 빙어축제의 취소와 스키장 방문객 감소 여파를 받았다.대경권(대구·경북)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계속 ‘보합세’에 머물렀다.강성대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제조업은 활력이 조금 약화됐고, 서비스업에서는 도소매가 좀 좋지 않았다”면서 “소득 증가폭이 크지 않아 소비여력을 제한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주요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계장비 정도만 생산이 증가세이고, 완성차, 석유화학, 철강, 조선은 감소세였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부품은 보합세로 평가됐다.한은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향후 설비·건설 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수출은 소폭 증가하겠지만 소비는 회복세가 미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 192개 제조업체를 상대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60.9%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가운데 ‘확대’라는 응답(31.3%)이 ‘축소’(7.8%)보다 훨씬 많았다.최근 불거진 해외발 변수에 대한 설문조사(200개 제조사 대상)에서는 저유가를 ‘긍정적’(39.0%)이라고 답한 업체가 ‘부정적’(15.0%)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았다.저유가, 엔화 약세, 달러 강세 등 3가지 요인이 채산성에 미치는 종합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37.2%)라는 응답이 ‘부정적 영향이 크다’(18.1%)보다 많았다.한편 수도권과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등 5개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74개)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도권은 주택구입 문의가 늘었다는 응답이 석달전에는 16.7%였으나 이번에는 50.0%로 크게 늘었고 동남권도 비교적 호조세였다.이에 비해 충청권과 호남권은 시장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