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지난해만 68조 늘어…1인당 2150만원 부담

주택담보대출 증가 영향...보험사 연간 증가액 가장 커

2016-02-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1년 새 가계부채가 6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년 전보다 67조6000억원(6.6%)이 늘어난 1089조원 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추계 인구가 506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2150만원 정도의 빚을 진 셈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빚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로, 금융권 가계대출은 물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포괄한다.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은 2011년 73조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2년 47조6000억원으로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2013년(57조6000억원)부터 다시 속도가 붙었다.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가계부채가 29조8000억원 늘어 증가액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가계빚 증가세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작년 8월부터 시행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1년 새 늘어난 은행권 가계대출 38조5000억원 가운데 36조7000억원(95.3%)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조2000억원이었으나 2분기 5조5000억원, 3분기 11조9000억원, 4분기 15조4000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됐다.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에 20조1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5조8000억원이(28.9%)었다.기타금융기관 중에서는 보험사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장학재단 등의 기타기관(2조9000억원), 카드사·할부사(2조3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권사·대부업체 등 여신전문기관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줄었다.판매신용을 뺀 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1029조3000억원이다.판매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 59조6000억원으로 1년 새 1조2000억원 늘었다.신용카드회사 판매신용이 7000억원, 할부금융회사는 6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백화점·자동차회사 등의 판매신용은 1000억원 줄었다.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현재 가계부채가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이날 내놨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가계부채 규모가 소득 수준보다 너무 많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의 소득 규모 대비 가계부채는 전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염명배 충남대 교수도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으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현재 규모가 이미 60%를 넘어 GDP에 육박하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 금리가 어떻게 변동하는지에 따라 가계부채는 핵폭탄급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