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긴축경영’ 벗고 ‘공격경영’으로 불황 돌파

롯데·신세계·현대 ‘통큰 투자’ … 대규모 M&A 통한 몸집불리기 등 사업 다각화

2016-03-0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빅3 유통업계가 과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펼쳤던 긴축 정책과 달리 올해는 점포 확대 등 과감한 선제적 투자 확대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3사가 올해 쏟아 붓는 돈만 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오너들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상 최대 투자 금액인 7조5000억원을 설정, 3사 가운데서도 가장 통 큰 행보를 펼치고 있는 롯데그룹은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키울 방침이다.일례로 신동빈 롯데 회장은 국내 1위 렌터카업체 KT렌터카와 글로벌 패션기업 베네통 계열의 세계 6위 면세기업 WDF의 M&A를 동시에 검토 중이다. 양사의 인수금액만 합쳐도 약 3조원대에 달한다.이 밖에도 롯데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 ‘아트리움’ 인수를 추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백화점·마트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서 아웃렛 사업에 집중, 올해 경기 광교신도시, 경남 진주, 인천 항동에 아웃렛을 출점한다. 또 지난해 인수한 마산 백화점과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플라자도 상반기 중 롯데 간판을 달고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롯데는 또 지난해부터 미래 유통의 ‘이상적 모델’로 강조하는 ‘옴니(유통)채널’ 구축에도 투자를 집중한다.특히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제주시내면세점 등에서 잇따라 우위를 점하면서 3사 가운데서도 광폭행보를 펼치는 중이다.롯데의 이 같은 흐름은 신 회장 등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신 회장은 최근 정책본부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신세계그룹도 올해 창사 이래 최대인 3조35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신세계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2조2400억원)보다 50% 늘어난 규모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를 통해 올해 복합쇼핑몰, 온라인몰 등을 확대하는 등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한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했다.특히 ‘비전 2030’엔 국내 진출이 임박한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과 맞서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6개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온라인 쇼핑몰 사업도 대폭 강화한다는 온라인몰 전략을 제시했다.롯데와 마찬가지로 신세계 역시 ‘공격경영’을 유지하겠지만, 인수합병에 있어서만큼은 과감한 롯데와 달리 신중한 접근으로 몸집을 불려나갈 예정이다.일례로 지난 달 마감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 과정에서 신세계는 마감시한 막판까지 고심하다 제출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철회한 바 있다.이 밖에도 신세계는 변화와 고객 요구에 대응하는 한편, 신규사업총괄 산하에 해외사업 담당을 새로 만들어 해외시장 다각화를 꾀할 전망이다.여기에 복합쇼핑몰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해갈 전망이다.현대백화점그룹도 올해 면세사업을 비롯한 아웃렛 등에 투자를 집중, 롯데·신세계와 함께 공격경영 대열에 합류한다.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최근 면세사업 진출을 위해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시내 면세점을 시작으로 공항 면세점과 해외로 사업을 확장, 면세점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신도림에 위치한 디큐브시티 운영권 인수도 추진 중이며, 아웃렛 사업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경기 김포 프리미엄아웃렛 개장과 함께 오는 8월에는 경기 분당 판교에 수도권 최대규모 복합쇼핑몰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개장할 예정이다.또한 9월에는 도심형 아웃렛인 가든파이브의 영업을 시작하며 내년 상반기에는 인천 송도 프리미엄아웃렛을 개장하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도 2개층 증축에 나설 예정이다.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업의 변화는 곧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