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중국 마케팅’으로 ‘유커’ 잡는다
中 IT사와 손잡고, 명동·제주도 등 영업망 확충
2016-03-0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중국인 관광객 ‘유커(遊客)’를 잡기 위한 은행들의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중국 최대의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업체인 알리페이와 손잡고 이달 안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과 동대문 상가 등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에 알리페이의 앱을 설치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하나은행과 가맹점 계약을 맺은 식당, 상점, 성형외과 등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간편하게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일단 이들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한 후 나중에 알리페이와 정산하게 된다.알리페이는 회원이 8억2000만명으로, 중국인 5명 가운데 3명이 알리페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연간 거래액은 1500억달러(165조원)에 달하며,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 점유율은 48%에 이른다.하나은행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영업부에 한류 스타이자 하나은행의 광고 모델인 김수현씨 박물관도 마련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기서 1000위안이나 2만엔 이상을 환전하면 김수현 브로마이드를 받을 수 있다.하나은행 명동영업부는 조만간 간판을 아예 중국어로 바꿀 예정이다.하나은행은 현재 제주도에 하나뿐인 지점을 추가로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상담 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외환은행도 중국인의 제주도 투자 확대를 겨냥해 지난해부터 제주지점 안에 제주 외국인직접투자(FDI)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이곳에는 2명의 중국 현지법인 직원이 파견돼 중국인 투자고객 발굴과 중국 VIP 고객의 자산관리(PB) 역할을 맡고 있다.2013년 3조7000억원이었던 제주도의 외국인 투자액은 지난해 9조원으로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인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고 있다.국민은행은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제주도 내 전 영업점에서 올해 안에 ‘사후 면세점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를 시행키로 했다.사후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 중에 구입한 물품을 자국으로 가져간다는 조건으로, 부가가치세 등 내국세를 출국 전에 환급받을 수 있는 물품을 파는 상점을 말한다.이들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유커가 제주도 내 국민은행 지점으로 오면 해당 물품의 부가가치세를 즉시 환급받을 수 있다.우리은행이 중국인 VIP 고객을 상대로 발급하고 있는 ‘한국방문 우대카드’도 지난해 3월 출시 후 가입자가 2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우리은행의 중국 현지지점에 30만위안(약 5200만원)을 예치한 고객이나 고위 공무원 등에게만 카드가 발급되는 등 가입 요건이 매우 까다로운데도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이 카드 소지자는 5년간 유효한 복수비자(수차례 왕복 방문이 가능한 비자)를 발급받고, 한국 입국 시 전용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된다. 현재 우리은행 중국 현지 지점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카드 가입고객이 크게 늘면서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연계 계좌 유치액도 5억3000만위안(935억원)으로 급증했다.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400만명을 돌파했으며 관광수입도 176억달러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612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은 무려 41.7%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