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가 몰고 온 명과 암

지역상권 활기·틈새시장 효과 반면 주차대란 등 난제도

2016-03-0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상륙 100일을 앞두고 있는 가구공룡 이케아가 명과 암을 보여주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가 장점이자 차별화로 내세우고 있는 DIY (Do It Yourself) 콘셉트는 관련 시장의 열풍으로 셀프 소비를 확산시키는 한편, 여전히 이케아의 미흡한 면으로 지적되는 배송과 관련 틈새시장이 떠오르고 있다.실제 이케아 상륙 이후 국내에서도 조립형·DIY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가구 카테고리 중 DIY 가구 판매가 최근 한달 사이 16% 늘었다.유행에 따라 가구를 자주 교체하는 ‘패스트 리빙’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가구와 침구도 저렴한 가격에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 소비자에 긍정적 반응을 내고 있는 것.최근 배송·조립·설치 서비스를 시작한 이케아지만 배송지에 따라 비용이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고객이 감수해야 해 볼멘소리도 높다.이케아 측이 밝힌 배송비는 광명을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가 2만9000원,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8만9000원, 경상·전라 지역은 최대 16만9000원에 이르고, 제주도는 아예 배송이 안 된다.조립 가격도 기본 4만원으로 배송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에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배송·조립비를 추가할 경우 이케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틈에 최근 기존 물류업체나 가구 전문 온라인업체 등은 이케아 구매대행으로 ‘업종’을 바꾸고 배송 조립 서비스 등을 이케아 보다 저렴하게 대행해 주는 등 연계 업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지역 상권 활기로 경제적 파급효과도 예상되는 대목이다.광명역세권 지역은 이케아를 비롯한 코스트코, 롯데프리미엄아웃렛 광명점 등 거대 유통기업이 몰려들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지역은 나아가 인근 부동산 시장까지 활기를 띄는 중이다.고전할 것으로 예측되던 국내 가구업계도 약진하는 모양새다. 국새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던 우려와 달리 국내 가구업체들은 이에 따른 대비책으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  실제 결실을 보고 있는 상황.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과 2위인 현대리바트는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실제 한샘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1.6% 증가한 1조3248억원, 영업이익은 38.3% 늘어난 110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6428억6600만원,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166%나 급증했다.업계 안팎에서는 부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국내 가구업계가 선방하는 요인과 관련, 이케아에 맞서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발생한 메기효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반면 중소상인들의 매출 직격탄과 주차대란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광명시내에서 가구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케아의 국내 1호점인 광명점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실태’를 설문한 결과, 55%가 이케아가 입점한 지난해 12월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극심한 주차대란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편도 여전하다.최근 이케아를 방문했다는 직장인 김씨(서울·38세)는 “구경도 하기 전 주차대란에 모든 기력을 다 소진한 것 같다”며 “구름 인파로 꼼꼼한 쇼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심한 교통혼잡으로 광명시로부터 ‘경고’를 받은 이케아는 광명시에 임시주차장 추가, 무료주차시간 단축 등 개선책을 내놨지만, 정작 고객들이 체감하는 편의성은 현저히 낮은 편.이케아 관계자는 “광명시와 협의를 통해 추가 공간을 확보했다. 당사는 대책들을 시행한 이후 조금 완화됐다고 판단하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의 불편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 내부적으로도 추가적으로 관련 불편 부분들을 모니터링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