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 공룡들, 한국 시장에 잇따라 상륙...왜?

한국의 IT 인프라 통해 시장성 높이 평가
저가 공세·배송 등으로 국내 ‘시장잠식’ 우려

2016-03-03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하나 둘 한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케아의 상륙에 이어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유통공룡’ 아마존의 국내 진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이 3월 중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1994년 7월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아마존은 1995년 7월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으로 시작해 현재 2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다.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는 이유는 IT 인프라에 있다.특히 아마존은 국내 오픈마켓과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유통’에 방점을 찍은 것과 달리 ‘IT 인프라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은 이를 활용해 한국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최적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기업이 해외로 진출한다는 것은 그 나라에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IT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아마존 입장에서는 물류센터 하나로 모든 것이 커버된다”고 말했다.서 교수는 “유통기업의 한국 진출은 96년 월마트, 까르푸 등이 국내에 생기면서 그 역사만 벌써 20년 정도 됐다”며 “사실 유통기업의 해외진출은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실제 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월마트가 2006년 모든 매장을 이마트에 넘기고 한국을 떠났고 까르푸 역시 한국 시장을 포기한 바 있다.아마존 역시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배송이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재 아마존은 드론 배송(무인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몇 년간 연구 중이다.서 교수는 “아마존은 역마진 전략에 익숙한 기업”이라며 “국내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저가공세도 마다하지 않고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이들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진출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글로벌 기업들이 착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국내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것.특히 아마존이 최근 시작한 ‘투데이 딜’이라는 소셜커머스 서비스는 쿠팡이나 위메프 등 국내 소셜커머스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그러나 서 교수는 “한국 경제도 예전과 달리 많이 성숙해졌다”며 “유통기업의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은 막을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반가워해야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단지 우리나라 소비자에 대해선 우리 기업들이 더 잘 알고 있으니 그런 강점을 앞세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게 아니라 어떻게 대응할건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한편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반가워하고 있다.해외직구 쇼핑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없이 ‘원클릭페이’와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