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중남미 ‘출격’…“70조 시장 잡아라”
박근혜 대통령 중남미 방문 및 ‘K-Pharma 아카데미‘ 효과
보령·LG생명·JW중외·녹십자 등 국내 제약사 현지진출 탄력
2015-03-08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중동에 이어 중남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에는 중남미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복지부와 제약업계가 대통령을 수행해 유익한 결과를 얻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8일 복지부에 따르면 1000조원 규모인 세계 제약시장에서 중남미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는 70조원이다. 지난 2007~2012년까지 세계 제약시장이 5.3% 성장하는 동안 중남미 제약시장은 2배가 넘는 12%의 성장세를 보였다. 중남미는 약 6억명의 막대한 인구 규모에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과도 인접해 있다는 특징이 있다. 경제성장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만성질환과 피부미용 치료제 사용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중남미 진출 열기가 뜨겁다. 특히 중남미는 우리 제약기업의 불모지인 만큼 이 시장 개척을 통해 한국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실제 정부는 지난해 에콰도르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한국의약품에 대한 ‘자동허가’를 인정하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이 성과로 보령제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에콰도르에서 시판을 신청한 2개월만인 지난해 11월 허가를 냈으며 앞서 멕시코도 카나브를 지난해 5월 허가했다. 카나브에 이어 LG생명과학은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를 2016년부터 중남미 23개국에서 출시하고, JW중외제약은 같은 해부터 브라질에 항생제 50억원어치를 매년 수출한다. 셀트리온의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주’ 역시 지난해 11월 멕시코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녹십자도 최근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5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미화 약 2900만 달러(약 32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한 실적을 올려 눈길을 끈 바 있다. 다만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 개척을 위해선 우선 현지의 제도적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보령제약, LG생명과학의 중남미 진출을 책임지는 현지 파트너인 알란 마세다 멕시코 스텐달사(社) 마케팅총괄 부사장은 “중남미 정부가 한국 정부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양국 의약품의 상호 자동허가가 확대된다면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7~15일 중남미 보건의료 정책 담당자를 초청해 ‘제3회 중남미 K-Pharma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박 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