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연달아 하향 조정

2%대 전망도 나와...국내 기관들도 전망치 조정 검토

2016-03-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수출과 민간소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 경제전망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27개 해외 경제예측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4%다.

해외 기관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는 정부(3.8%)보다 낮고 한국은행(3.4%)보다는 높은 수준이었으나, 두 달 새 한은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0일에는 노무라증권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리면서 해외 기관 중 처음으로 2%대 전망치를 내놨다.앞서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중국 부동산시장 급락과 미국 금리 인상, 엔화 약세 심화 등의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대다수 기관은 전망치 하향 조정의 이유로 수출과 민간소비 부진을 들었다. 특히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린데다 ‘환율전쟁’까지 격화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봤다.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2월 주택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하는 등 부동산시장은 긍정적이지만, 미약한 수출과 소비가 이런 긍정적 효과를 누를 것”이라고 예상했다.노무라는 올해 수출이 0.2% 증가하는 데 그치고 전세가격 상승으로 민간소비(1.9%)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대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데카방크(3.3%→3.0%), 무디스(3.4%→3.0%), IHS이코노믹스(3.1%→3.0%), 도이치방크(3.6%→3.4%)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그러나 바클레이즈(4.0%), 크레디스위스(3.8%), 피치(3.7%), 모건스탠리(3.7%) 등은 올해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해외 기관들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 역시 연초 1.7%에서 1.3%로 크게 떨어졌다. 한은(1.9%)보다 올해 저물가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국내 경제전망 기관들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분기 성장률 0.8%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2∼4분기에 1%씩 성장해도 연간 성장률은 3.2% 정도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연구소의 올해 경제성장률(3.4%)과 물가(1.4%) 전망에 하향 압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분기마다 수정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이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가 지난해 말 전망보다 더 낮은 수준이고 농산물가격이 유지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특히 물가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