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성장세 미약해 금리 인하"

추가 금리인하 부정적...디플레 주장은 지나쳐

2016-03-1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12일 이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하된 기준금리에 대해 “최근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 성장세가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 상승률도 더 낮아질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은은 이날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0.25%씩 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5개월 만에 추가 조치다.그는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적이 있지만 추가인하를 통해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덧붙였다.또한 이 총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3조원 이상 늘리는 등 시장에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전에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고 이번에 0.25%포인트 내렸기 때문에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선을 그었다.가계부채 급증에 대해서는 “가계부채는 금리인하에 기인했다기보다 우리 경제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기관끼리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라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서 각별히 유의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디플레이션과 ‘환율전쟁’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은 견해를 내놨다.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며 “다른 금통위원들도 저와 같은 시각”이라고 반박했다.이어 “디플레는 모든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인데 현재 저물가는 상당 부분 공급 측면에 기인한다”며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을 상실하면 디플레 우려를 배제할 수 없겠지만 지금의 우려는 경계하라는 목소리 정도로 이해한다”고 말했다.환율전쟁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중앙은행도 근린궁핍화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그 표현은 안 쓴다”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시장과 교감 없이 급작스레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 “성장이 전망 경로를 이탈하면 통화 정책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의사록 공개가 늦어져 시그널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소통 원활화 차원에서 필요하면 의사록 공개 시점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서 2명의 금통위원은 금리를 동결하자는 소수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