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한국 경제 영향은

경제 펀더멘탈 양호해 영향 미미할 듯

2016-03-1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98.618을 기록, 2003년 9월 102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달러인덱스는 유로, 일본의 엔, 영국의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달러화 가치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의미다.전문가들은 달러인덱스가 조만간 100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고 이는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실제 급격한 달러 강세는 신흥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지난 1997∼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디폴트는 달러가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서면서 발생했고 2013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빠지는 사태가 일어났다.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 비금융기업의 외환차입액은 2008년 7000억달러에서 2014년 2조1000억달러로 늘어났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이 지역 기업의 신용 취약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이런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더 오른다는 것은 신흥국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더 늘리게 된다.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신흥국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아시아 국가의 대외부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달러가 강세로 가면 부채 더 늘어나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 경제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해 달러 강세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강달러가 지속되면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 말 3622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단기외채 비중은 27.1%로 전년 말의 26.4%보다 소폭 올라갔지만 여전히 3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경상수지는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한국은 연준이 2013년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언급했을 때도 자금이 이탈했던 다른 신흥국과 달리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하지만 달러 강세로 신흥국 위기가 심화하면 강달러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져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엔저가 심화되면 강달러가 반드시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전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신흥국이 전체적으로 안 좋아지면 같은 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며 “외국인 채권자금 같은 경우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