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간식비 때문에" 자전거 훔친 할머니…주인 '선처'
2010-02-02 이진영 기자
[매일일보=이진영 기자] 남의 자전거를 훔쳐 고물상에 팔아넘긴 80대 할머니가 경찰에 입건됐지만 주인의 선처가 이어져 눈길을 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81·여)는 지난달 24일 광주 북구 운암동 B씨(56)의 상점 뒷마당에 세워져 있던 B씨의 자전거를 훔쳐 인근 고물상에 내다 팔았다고 2일 밝혔다. 자전거가 없어진 것을 알게된 B씨가 동네 고물상 등 여러군데를 알아보다 자신의 중고자전거를 발견하고, 고물상 관계자를 중심으로 수소문 끝에 A씨가 범인인 것을 알게됐지만 A씨가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자 경찰에 신고했다.A씨는 경찰서에 와서야 범행동기를 밝혔다. A씨는 남편과 함께 8년전에 버려진 두 손자와 같이 살고 있었으나 5년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부터 생활비와 손자들의 용돈을 위해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종일 일을 해도 많아야 3000원을 받을 수 있는 폐지 줍는 일을 하는 A씨에게는 B씨의 자전거가 욕심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 순간 손자들 생각이 떠올라 B씨의 자전거를 훔쳤고, 바로 고물상에 팔아넘겼다.A씨는 "손자들 간식비라도 마련할 생각으로 이같은 행동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범행을 뉘우쳤다.신고한 B씨도 A씨의 사정을 전해듣고는 신고 사실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사정을 조사한 경찰은 A씨가 벌금 등의 처벌을 받지 않도록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검찰에 선처를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