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치이고 금리에 눌리고...돌파구 찾는 은행들

영업력 강화·구조조정...핀테크·해외진출에도 사활

2016-03-1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대로 내리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 기조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은행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영업력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이나 핀테크 사업 등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돌파구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고 있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기화 된 저금리 기조로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등 핵심 먹거리가 줄어들면서 국내 은행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특히 영업력 강화와 조직개편은 올 초 거의 모든 금융사 수장의 신년사에 등장한 주요 과제 중 하나다.국민은행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올해 채널을 신설하고 나섰다. 기업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인 ‘SBM’은 현재 30명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반기 중에는 서울/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에는 운영 상황을 고려해 전국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최근에는 임금피크제TF를 통해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 등 구조조정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신한은행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올 초 역대 최대 수준인 645명의 부서장급 정기 인사를 결정하고, 동시에 부지점장급 200여명과 차과장급 이하 110여명 등 31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장 162명을 선발하고 현장 중심의 영업력 강화하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우리은행은 1분기내 추진할 주요 기관 고객과 증권, 보험 부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산을 매년 15조원씩 늘려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이달 중으로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감축 인원은 200여명 안팎으로 예상된다.하나은행은 틈새시장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10일 취임한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본부 중심의 기관영업과 집단영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 세분화를 통한 타겟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틈새시장을 선제로 발굴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해외 네트워크 강화와 IT기업과 간편결제송금 업무제휴 등을 통한 핀테크 사업 진출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은행 산업이 확장 불가능한 상태에 다다렀다는 지적 때문이다.특히 기업은행은 최근 핀테크 서비스 확대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회사와 모바일 간편 송금과 결제 서비스인 ‘토스(TOSS)’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영업점 인근 고객에게 콘텐츠를 자동 전송하는 위치 기반 모바일 서비스 ‘스마트캐치’를 도입했다. 상반기중에는 SK플래닛 ‘페이핀’, LG유플러스 ‘페이나우’와 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금리에 좌지우지되는 치우친 수익 구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은 수익 구조를 개선해 금리 인하의 충격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 비중이 90%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비이자 이익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2009년 무렵부터 정체돼 있거나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해외 시장의 흐름을 봤을 때 다시 높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업종간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타 업권과의 경쟁 구도도 심화되고 있다. 보험사와는 지급결제 등을 놓고 먹거리 경쟁에 나서게 될 예정인데다가 은행권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핀테크 역시 결과적으로는 IT기업과 기존의 파이를 나누는 사업이기 때문이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지금의 위기는 그간 은행들이 오랫동안 손쉬운 ‘이자 놀이’에만 집중해 온 결과”라며 “수익구조에 대한 완전한 혁신 없이 단순히 고객을 좀 더 유치하고 점포와 인력을 줄여나가는 식의 소극적 방식으로는 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