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불황기 ‘몸집 줄이거나 불리거나’
공격형 사업다각화 ·외식 계열사 잇단 매각 등 과감한 철수 행보도
2016-03-1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정체기에 접어든 외식업계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서로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장기 불황에 따른 매출 부진에도 공격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가하면, 과감한 계열사 정리를 통해‘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식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전개하는 MPK그룹은 이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의류, 신발류, 가방, 모자류, 잡화, 생활용품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이 외에도 △도매 및 소매업 관련 용역 및 위수탁사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주류 및 기타음료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이 같은 요인에는 이 회사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겪는 데 따른 자구책으로 미래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SPC그룹의 핵심 상장 계열사인 삼림식품도 올해 삼립GFS, 그릭슈바인 등 신규 자회사를 통해 식자재 유통사업, 육가공 사업 등의 새로운 사업을 확대해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앞서 지난해 11월 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등에 업고 사업다각화에 나선 신세계푸드도 올해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신세계푸드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맥아 및 맥주 제조업’을 추가하며 당시 “보노보노·자니로켓 등 신세계푸드가 운영 중인 외식매장을 통해 에일 계열의 하우스맥주를 선보이는 수준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반대로 장기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곳도 있다.동아원그룹은 2년 전 신라호텔에서 인수한 고급 퓨전 레스토랑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이하 TCC)를 포함한 외식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TCC는 고급 레스토랑 '탑클라우드' 종로타워점과 공덕점, 더반 스테이크하우스, 더반 카페, 뱅가 와인레스토랑 등을 운영 중인 회사다.여기에 동아원은 와인사업을 상징하는 ‘포도플라자’ 빌딩도 매물로 내놨다. 업계는 빌딩 가격을 포함한 거래가를 약 250억~300억 원대로 추정된다.이 회사는 재무구선 개선을 위해 계열사 매각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동아원은 지난해 영업손실 175억 원, 순손실 776억 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2013년 말 355%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하는 등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앞서 CJ그룹의 외식 사업 계열사인 CJ푸드빌도 2013년 ‘씨푸드오션’을 폐점한 데이어 지난해 ‘피셔스마켓’과 ‘로코커리’ 등 소규모 외식브랜드도 추가로 접었다.씨푸드오션의 경우 지난 2008년 한때 매장이 15개까지 늘었지만 이후 시장 침체와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다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회사 측은 대기업 계열 외식전문점의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철수 요인으로 꼽았다.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카페베네도 자사의 계열 브랜드인 뷔페식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와 베이커리 전문점 ‘마인츠돔’ 사업에서 결국 손을 뗐다.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맞서는 기업들이 서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계열사 매각 등으로 몸집줄이기 등 사업구조 재구축에 들어가는 한편,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통해 불황타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