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깊어지는 한숨’…식품·유통업계도 소매 걷어
편의점·대형마트 우유 촉진 행사에도 불구, 재고량 여전
2015-03-18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유업계가 남아도는 원유 재고량과 소비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식품·유통업계도 적극 나섰지만 여전히 시름이 깊은 모습이다.18일 한국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재고량은 연말 기준 사상 최대치인 23만2572t을 기록했다. 2013년 9만2677t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젖소 도축, 자율 감축 등의 고육지책을 내놓았지만 해결될 기미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이에 식품·유통업계가 우유소비 촉진을 위한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유업계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편의점 ‘CU(씨유)’는 지난 2월 한 달간 흰우유, 가공유, 발효유 등을 포함한 유제품 50여 가지 품목에 대해 1+1 증정행사를 마련했다.앞서 지난해부터는 소비자들의 알뜰한 소비를 돕기 위해 매주 주말마다 ‘CU흰우유(1L·2100원)’ 2개 구매 시 10% 할인이 되는 ‘밀크데이’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이마트는 올 초 2주 동안 전국 100여개 점포에서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대형 유업체 3개사의 우유 시음행사를 벌였다. 신제품 출시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처럼 업계 전체가 대대적으로 시음행사를 펼치는 것은 이례적이다.롯데마트는 열흘간 흰우유, 가공우유 등 전 품목을 1만원 이상 구매하면 10% 할인을 적용해 줬다.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우유 소비 촉진을 돕기 위해 6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전국 730여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카페라테 톨 사이즈를 ‘우유사랑 라테’라는 이름으로 정상가(4600원) 보다 700원 저렴한 3900원에 판매한다. 우유사랑라떼 판매량은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30만잔을 돌파했다.아울러 CJ제일제당도 서울우유와 함께 ‘초유’라는 이름의 식초에 우유를 섞어 마시는 초유 레시피를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알리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초유 시음행사를 펼치는 등 우유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그러나 식품·유통업계의 이러한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불구, 아직 그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러 기업들이 힘써줬지만 유업계가 아직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공산품과 달리 확실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우유 재고는 작년과 비슷하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젖소가 생산하는 원유의 양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