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매물이 인기 없는 이유는?

2010-02-03     윤희은 기자
[매일일보=윤희은 기자] 최근 매물로 나온 '대한조선'에 대해 업계가 인수 의지없이 시큰둥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중동계 투자회사 등 3곳.

먼저 올해 주요 M&A(인수합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 등 유력 인수 후보 군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 대우조선 입장에선 대한조선 인수가 악재가 될까 염려스럽다는 입장.

시황이 좋지 않아 수주가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조선사를 인수하는 게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아 대한조선이 인수 후에 수주 등을 통해 재기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 역시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국내 빅3에 비해 협소한 야드를 보유한 STX조선이 대한조선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야드 확장에 나서리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상은 조심스럽다.

STX조선 관계자는 "현재 진해나 부산 조선소 야드가 크지는 않지만 배를 짓기에 부족하지는 않다"며 "향후 수주 물량이 계속적으로 나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톱 수준의 조선사들이 신생 조선사 인수에 조심스러워한다는 건 그만큼 조선업계가 힘들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M&A 대어로 불리는 대우조선, 대우인터내셔널, 대우건설, 하이닉스 등은 과거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는 알짜배기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에 비해 대한조선은 인수한 기업이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회생시켜야 하는 상태다. 수주 재개가 계속 늑장을 부린다면 대한조선 인수가 향후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매물로서의 대한조선 매력도도 높지는 않다. 지난 2004년 새로 설립된 대한조선은 7년 차의 신생 조선사다. 기술력과 노하우로 볼 때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우조선과 STX조선이 인수하기에는 매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대한조선은 현재 정상적인 영업이나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8900여억 원의 부채도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