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숨 돌린 미국 금리인상...사전에 대비하라
적극적 경기부양책 등 추가 정책 수단 검토 필요
2016-03-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속도를 천천히 조절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국은행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에 일각에서는 한은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하되 경기 부양 효과가 확실해질 때 까지 추가적 정책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례회의 직후 낸 성명서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이 들 때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에 시장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9월 혹은 올해 3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지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제조업생산 역시 감소세를 보이는 등 내부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갑작스러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부담이 일부 덜어지면서 금리 인상 압박에 시달리던 한은도 당분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그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두고 정책 효과를 보기도 전 인상론이 대두되면서 정책 혼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일각에서는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충분히 영향을 주려면 최소한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져 하는 만큼 한은이 추가 정책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주된 요구는 추가 금리 인하다.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된 만큼 국내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 역시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앞으로 발표되는 2~3월 경제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좋지 않다면 2분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실제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추가적 기준금리 조정(인하) 여지가 존재하는 상황’, ‘현재 유지하는 기준금리수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판단도 제기됐다.그러나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한 의문과 가계부채 문제 심화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만큼 기준금리외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가계부채 폭탄에 대한 대책이 과연 있는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책이 없는 한 금리 인하는 땜질식 처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아닌 가계소득 증대, 주거안정에 대한 분명한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성태연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실물경제가 살아나야 한다”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