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내수침체·의무휴업으로 ‘위기’

2015-03-23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대형마트 ‘빅3’가 내수 침체와 의무휴업 규제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5조9900억원으로 2013년(6조4600억원)보다 7% 정도 줄었다. 영업이익도 3160억원에서 2240억원으로 29%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4.9%에서 3.7%로 1.2%포인트나 떨어졌다.롯데마트의 연도별 매출은 △2011년 6조3530억원 △2012년 6조4650억원 △2013년 6조4600억원 △2014년 5조9900억원 등으로, 2012년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사이 점포수가 7개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3년 연속 ‘역성장’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2011년 3610억원이던 영업이익 역시 2012년 4월 ‘의무휴업(한달 중 이틀)’이 적용된 이후 3년째 내리막이고, 영업이익률도 2010년 6.2%에서 불과 4년 사이 약 절반인 3.7%로 추락했다.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잠정치)은 10조1110억원으로 2013년(8조9300억원)보다 13% 늘었지만, 점포 수 증가 효과를 배제하고 기존점만 비교하면 1.5% 감소했다.매출(기존점 기준)은 △2012년 -4.4% △2013년 -4.9% △2014년(잠정) -1.5%, 영업이익은 △2012년 -21.2% △2013년 -24.4% △2014년(잠정) -0.1% 등으로 모두 3년 마이너스(-)다. 지난해 영업이익률(3.3%)도 2011년(6.4%)과 비교하면 무려 48%나 낮아졌다.업계 1위인 이마트 역시 2012년 이후 신규 점포를 뺀 기존점들의 매출이 △2012년 10조900억원 △2013년 10조800억원 △2014년 10조800억원 등으로 3년동안 줄거나 정체됐다. 2011년 8%대(8.5%)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대(6.1%)에도 겨우 턱걸이했다.이처럼 대형마트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데는 로열티 부담(홈플러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증가(이마트) 등 개별업체별 변수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공통적으로 내수 침체와 의무휴업 규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2012년 이후 대부분의 지역에서 마트들이 한달 중 주말 이틀, 1년 22일 이상 문을 닫으면서 매출이 급감한 반면 인건비나 점포 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이마트의 경우 작년 한 해 의무휴업 준수로 입은 매출 손실액이 650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업 일수가 20일이 넘는데다 대부분 주말이기 때문에 매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좋을 때면 어느 정도 상쇄가 될 수 있지만, 내수까지 얼어붙은 상황이라 마트 영업은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이에 따라 최근 유통업계는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시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방식의 최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그 결과 최근 8일(12~19일) 대형마트 ‘빅3’의 신선식품 매출은 2주전보다 7~59%,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2%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 효과도 봤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신선식품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고, 실적도 기대 이상”이라며 “대신 높은 할인율에 따른 마진축소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