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아이팩’ 흡수합병…편법 승계?
2015-03-23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포장지 업체 ‘아이팩’을 오리온이 결국 흡수합병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편법 승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19일,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법인 아이팩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합병은 무증자 방식으로 1대 0의 합병 비율에 따라 이뤄진다.아이팩은 제과, 음료 등의 식품류 포장지 인쇄·제조업체다. 중국 오리온의 포장지를 독점 생산하는 ‘랑팡아이팩’은 2002년 ‘랑방애보포장 유한공사’라는 이름으로 설립, 담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한국 아이팩의 자회사로 종속됐다.이후 아이팩은 지난 2006년 1만 홍콩달러(127만원)으로 페이퍼컴퍼니 ‘PLI’를 설립하고, PLI는 이듬해 단돈 21억으로 랑팡아이팩을 사들여 논란이 됐다.아이팩은 2013년 영업이익이 7억원까지 떨어졌음에도 담 회장에게 150억원 이상 배당해 ‘황제 배당’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아이팩 매출 80%가 오리온에서 나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 이번 합병의 배경이라고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여기에 담 회장의 아들 서원씨가 지난 2013년 ‘스텔라웨이’라는 유령회사를 차린 뒤 랑팡아이팩을 인수해 이번 오리온의 아이팩 흡수합병이 사실상 편법 승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헐값에 랑팡아이팩을 인수한 담 회장이 아들에게 회사를 넘기면서 차익을 얻고, 아들에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편법적으로 조성했다는 것.한편 오리온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담 회장의 아들이) 랑팡아이팩을 인수하기 이전부터 오리온의 아이팩 합병이 진행돼왔던 건이라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아울러 일감몰아주기 비판을 피하기 위해 합병을 진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합병은 조직과 인력의 운영 효율성과 사업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단행한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