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 기조적 개선…단기 불확실성 여전”
기준금리 결정은 경제지표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 시사
2016-03-2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국내 경제가 기조적으로는 개선되겠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이 총재는 이날 오전 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춘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 기온이 따뜻해지지만 단기적으로는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이 크다”면서 “우리 경제도 기조적으로는 개선되겠지만 국제유가,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 등 변동성이 커서 단기적으로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총재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근 기자회견 발언을 소개했다.이 총재는 “옐런 의장은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 통화정책이 경제지표(데이터)에 의존적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며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기준금리 전망치를 명확히 제시할 수 없고, 명확히 제시해서도 안 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옐런 의장은 계속해서 입수되는 데이터를 분석하며 금리 정책을 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한은의 기준금리 결정도 당분간은 경제지표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임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이 총재는 “한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금융시장에서 시그널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그는 “노력은 많이 하지만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했다.그는 “모든 경제지표를 지속적으로 주시해나가면서 경제 전망의 정도를 높여야 일관적인 시그널 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는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송의영 서강대 교수,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옥동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두원 연세대 교수가 참석했다.참석자들은 수출·고용·소비 등 개선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이들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이 부진한데, 최근엔 세계교역증가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는 등 구조적 변화도 감지된다면서 수출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고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이후 상황이 좋지만, 수요 측 요인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 공급 측 요인에 따른 것이기에 질적 개선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소비 부진에 대해서는 인구 고령화, 심리 위축 등 구조적 요인도 크다면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유의해야할 측면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