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앞지른 ‘삼양라면 가격인하’의 속내는?

2011-02-05     윤희은 기자
[매일일보=윤희은 기자] 지난달 28일 삼양라면 외 5개 제품의 가격인하를 발표한 삼양식품 탓에 일부 유통채널이 울상이다. 삼양식품의 가격인하가 유통업체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

한 유통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내부적으로 가격인하를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언론에 통보했고, 그 이후에 유통채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리 유통업계에 사전 통보단계를 거친 뒤 언론에 발표한 농심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유통업계 종사자는 “가격인상도 아니고, 가격을 인하하는 문제인데 유통업체에 아무런 통보 없이 언론에 먼저 알리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하며 “삼양이 농심과의 눈치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본적인 과정조차 거치지 않고 언론에 가격인하를 발표했다”고 토로했다.

삼양식품의 관계자는 “보다 신속하게 가격인하를 알리기 위해 언론에 먼저 보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이 농심의 허를 찌르기 위해 ‘무리한 선제공격’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것.

이에 따라 몇몇 유통채널에서 신속한 가격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편의점 업계의 경우 2월이 넘도록 가격을 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기지수였다. 한 편의점브랜드의 관계자는 “손실이 큰 편의점 가맹점의 경우 가격인하에 대해 충분한 설명의 시간을 가져야함에도 불구, 삼양식품의 막무가내식 가격인하로 인해 그럴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심은 이달 2일이라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가격인하를 시행했으나, 유통채널과의 충분한 이해관계를 갖고 난 뒤의 일이라 원만하게 인하된 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