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할부상품,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나
취급액 2위 삼성카드 떠나고 신복합할부금융 논의 이어져
2016-03-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신한카드와 BC카드에 이어 복합할부 상품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가늠자로 여겨졌던 삼성카드 역시 복합할부금융 상품 취급을 중단하고 나섰다.이에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던 복합할부금융이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종료된 가맹점 계약 기한을 1주일 연장하면서까지 협상을 이어오던 삼성카드와 현대자동차는 결국 수수료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7일부터 복합할부금융 상품 취급 자체를 중단키로 결정했다.가맹점 계약은 유지하기로 해 일반 신용·체크카드 거래는 할 수 있지만 삼성카드 고객은 앞으로 현대차를 구매할 때 복합할부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캐피털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과정에 카드사가 개입하는 구조의 할부금융 상품으로,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대금을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로 갚는 방식이다.복합할부금융 이용액은 2010년 9000억원에서 2013년 4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74.4%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 KB국민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재계약 협상을 기점으로 복합할부 상품은 자금 공여 기간이 거의 없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며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기 시작했다.그 결과 지난해 12월 KB국민카드는 본래 1.85%였던 수수료율을 1.5%로 대폭 인하하게 됐다.반면 올 초 협상을 진행한 BC카드와 신한카드는 1.5% 이하로는 수수료를 낮추기 힘들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면서 결국 복합할부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비용, 마케팅 비용, 대손비용 등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적정원가인 적격비용 이하 수준으로 합의를 하게 되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이 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여기에 이어 복합할부금융 취급실적이 연간 1조원이 넘는 삼성카드가 할부금융 취급을 중단하고 새로운 상품구조를 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기존의 복합할부 금융의 경우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3년 기준 복합할부취급액은 현대카드가 1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가 1조3000억원으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실제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공격’이 시작되자 신용공여 기간을 하루에서 한 달로 늘린 ‘신(新) 카드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해당 상품이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7곳의 캐피털회사와 이미 신상품 취급을 위한비용 분담 비율 등의 막바지 합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삼성카드는 최근 자체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위해 캐피털사업 재개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어떤 형태의 새로운 상품이 나오건 간에 복합할부금융 시장 자체는 성장 기반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단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구매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도 중요한데 현대차라는 점점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는 영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복합할부금융이 예전만큼 성장세를 이어나갈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