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미샤, '초심 경영'으로 재기 시동

초저가 상품· 비용 점포 정리 등 체질개선작업 승부수

2015-03-26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대표 서영필·사진)가 ‘초심경영’을 계기로 기지개를 켤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경영체질 개선과 수익성 제고 등 내실 강화에 주력 중인 서영필 대표는 최근 잇따라 ‘초저가’ 상품을 내놓으며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실제로 미샤는 지난달 말 출시한 쿠션형 파운데이션 ‘매직쿠션’을 출시 기념으로 지난 11일까지 4800원에 판매한 데 이어 이벤트 종료 후에도 6800원의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 중이다.자체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경쟁사의 쿠션형 파운데이션이 2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경쟁 제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회사 관계자는 “낮은 가격에 힘입어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수십만 개가 팔려나갔다”며 “앞으로 계속 이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미샤는 또 ‘보랏빛 앰플’로 불리는 에센스 ‘나이트리페어 사이언스 엑티베이터 앰플’의 용량과 가격을 낮춘 ‘이코노미 패키지’를 선보이고, 출시 기념으로 다음달 16일까지 회원들에게 정가의 3분의 1인 1만원에 판매한다.에이블씨엔씨의 또 다른 브랜드인 ‘어퓨’ 역시 쿠션형 파운데이션 ‘에어핏’을 최근 출시하고, 출시 기념으로 정가(1만2000원)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4500원에 판매한 데 이어 현재는 5800원에 판매 중이다.이 회사의 파격적인 ‘초저가’ 마케팅은 서 대표의 초심 경영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부진을 딛기 위한 재기의 시동으로 풀이된다.‘화장품 원가 공개’를 선언하며 2002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으로 탄생한 미샤는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오픈 2년만인 2004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부진한 행보도 이어졌다.실제 미샤는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밀려 지난 2013년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에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2년 연속 1위 자리 탈환에 실패한 것은 물론, 이니스프리에도 밀려 업계 3위로 추락했다.이 같은 부진의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화장품시장의 포화상태에 따른 내수 부진과 브랜드숍 난립 등으로 인한 과다 경쟁을 요인으로 꼽고 있지만, 한 때 ‘고가 라인’ 출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던 전략선회가 실패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역력한 상황.때문에 론칭 초 이 회사의 파격적인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단 각오다.한편 서 대표의 체질개선작업 이후 이 회사의 낭보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지난해 하반기부터 고비용 점포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 작업을 완료, 수익개선에 도움을 얻은 것이다.회사는 체질개선작업에 이은 최근 신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안방시장에서의 내실 강화는 물론 해외 시장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현재 29개국에 15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미샤는 최근 독일과 폴란드에 1호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회사 측은 현재 15%에 그치고 있는 해외 시장 비중을 15%, 국내가 85%인데 장기 목표는 해외 시장 비중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