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피죤, 조직 추스리기 급선무

노사갈등·매출 직격탄·잇단 매각설 등 과제 ‘산적’

2016-03-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최근 ‘2020 비전 선포식’을 바탕으로 상생과 혁신을 강조해온 피죤이 여전히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몇 년에 걸친 ‘오너 리스크’ 극복과 조직 추스르기를 통해 과거 섬유유연제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이윤재 피죤 회장은 최근 노조탄압 혐의로 노조로부터 고소된 가운데, 이 회장의 딸인 이주연 대표이사도 노조원들을 협박한 혐의로 고소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노조 측은 이 회장이 지난해 말 노조 사무장을 만나 노조 탈퇴·퇴사를 요구했다는 주장과 함께 이 회장의 당시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노동지청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상황이다.노조는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말 경영에 복귀한 이후 조합원에게 대기발령을 내리는 등 부당하게 인사 조치에 사측과 충돌을 빚어왔다.여기에 노조는  또 조합원들에게 협박문자 및 협박우편물을 보낸 이주연 대표이사역시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피죤 본사 앞과 이윤재 회장 자택 앞 등에서 이 회장의 규탄 집회를 열고 노조 탄압 중단 및 회사 매각설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조합원에 따르면 본사 측은 “귀하가 4월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등 당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앞에서 회장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집회진행 시 명백하게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며 “회사규정에 따라 징계를 할 수밖에 없으며 사안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와 우편물을 자택으로 발송했다고 주장했다.회사 관계자는 “노조 측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히 이 회장의 경우 타이틀만 유지하고 있을 뿐, 경영 복귀와도 무관하다”고 일축했다.노사와의 불협화음은 시장점유율 하락 등 매출 직격탄도 몰고 왔다.1979년 창사 이래 30여년간 섬유유연제 시장의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켜온 피죤이지만, 2011년 이 회장의 방만경영에 이어 LG생활건강의 추격까지 겹치면서 실적악화가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매출액이 2008년의 1755억원에서 지난해 700억원대로 60% 가까이 급감하면서, 시장점유율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져 업계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게다가 경영권 및 중국 현지법인 매각설 등도  불안 요소를 키우고 있다.피죤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중국 현지 법인 매각설의 경우도)중국에서 대형 유통망 가지고 있는 사업파트너를 물색 중인 것은 사실이나 이마저도 확실히 정해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일각에서 제기하는 제품 출시 미미와 소비자와의 스킨십 부족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서도 “국내외 실적부진 탈피를 위해 메가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한 라인업 확대는 물론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대형마트 뿐 아니라 홈쇼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날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실제 이 회사는 올해 신규 출시 예정인 아기피죤, 아기피죤액츠 등 유아세제로 제품군을 늘리고 중국, 러시아, 미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전략 국가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이주연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피죤은 30년이 넘도록 외국계와 대기업의 공세를 견디고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 1위를 지켜왔다”며 “종합 생활용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한편 이 회장은 2011년 말 청부폭행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2012년 말 배임횡령 혐의로 또다시 기소됐으나 고령 등의 이유로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회사의 탈세 혐의로 2014년 4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