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파생상품 거래규모 1년 사이 2배 ‘급증’
2011-02-09 윤희은 기자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신용파생상품의 계약 잔액은 2008년 6월 7조8000억 원, 2008년 12월 12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6월 15조원으로 늘었다. 사실상 1년 만에 거래규모가 2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경우 신용파생상품의 계약 잔액은 2008년 6월 1조7000억 원, 2008년 2조8000억 원, 2009년 6월 4조6000억 원으로 1년 새 2.7배나 증가했다.
이는 세계시장의 거래규모가 2008년6월 57조4000억 달러에서 2008년 12월 41조9000억 달러, 2009년6월 36조 달러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외국 금융기관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보장매도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투자자에게 CDS로 재판매하거나 신용연계증권(CLN) 또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다른 형태로 변형해 판매하는 형태다.
즉, 증권사는 외국 금융기관과 국내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이익을 챙기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증권사에 CDS 프리미엄을 제공하고 증권사는 부도 시 손실을 보존 받는다. 또 국내 투자자들은 고금리를 받고, 부도 시 투자원금 지불을 약정을 맺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다"며 "당시 외국 금융기관은 한국기업의 신용위험을 매우 높게 평가한 반면 국내 증권사 및 국내 투자자는 한국기업의 신용위험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는 외국 금융기관과 높은 CDS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CDS 보장매도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기초로 하는 신용파생상품을 만들어 국내 투자자에게 재판매하면서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해 상반기(4~9월)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 국내 9개 증권사는 신용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330억 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220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1조1700억 원 대비 2.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