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 취급 놓고 당국-은행 ‘진실공방’

“자본비용 절감 효과 기대” vs “수조원 손실 예상”

2016-04-0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 당국과 은행 사이에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2일 은행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변동금리 연 3.5%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고정금리로 최저 연 2.53%까지 낮아지는 만큼 은행권의 손실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반면에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이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자산을 양도하는 구조라 대출채권 위험이 줄어 대손비용 부담이 없고, 위험가중치 하락으로 자본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맞서고 있다.현재 주택담보대출에서 시중은행이 수익으로 얻는 예대 금리 차이는 연 0.2∼0.3%포인트 수준이다.기존 대출이 안심전환대출로 바뀌더라도 대출 취급 시점에 약 0.2%포인트의 이자마진이 예상되고, 그 후로도 매년 0.1∼0.2%포인트의 마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최대 마진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리 큰 폭은 아니라는 것이다.더불어 다소 줄어든 이자 마진은 건전성 상승에 따른 자본비용 절감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이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자산을 양도하는 대신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인수하는 구조다.자산의 위험도를 평가할 때 주택담보대출은 위험가중치를 35∼70% 부과하지만, 주택금융공사 MBS는 위험가중치가 0% 수준이다.또 금융당국은 MBS를 올해부터 금융사에 적용되는 건전성 규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유동자산 범위에 포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MBS를 매입하면 LCR 규제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게 한다는 의미다.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로 이자만 내는 만기일시상환 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 주는 상품이다. 금융소비자는 원금을 나눠 갚는 대신 금리를 최대 1%포인트 넘게 낮출 수 있다.이에 반해 은행은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면서 연 3.5%대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이후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하고, 이에 따라 생긴 재원으로 MBS를 의무적으로 매입해 1년간 보유해야 한다. 은행이 안심전환대출을 넘긴 자금으로 또 대출을 집행하면 그만큼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은행은 연 3%대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대신 수수료가 2% 초반대인 MBS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수익이 감소한다.주택금융공사는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은행으로부터 양도받는 대로 올해 상반기 말부터 1·3·5·7·10·15·20년 만기의 MBS를 차례로 발행할 예정인데, 금융권은 MBS의 낮은 수수료 때문에 장기물의 인기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증권업계는 은행권이 안심전환대출 40조원을 취급하면 수익 감소분이 연간 최대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은행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이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발생할 손실이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안심전환대출의 만기가 10년 이상이고 매년 이 같은 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총 손실이 수조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의 수익성 강화를 얘기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이나 기술금융 등 당국이 내준 과제를 다하면 수익성은 언제 강화하느냐”며 “당국의 정책 기조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