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홈쿠첸, 안양이마트 계열사로 전환 배경은?
회장 일가 후계 정리용 추측…리홈쿠첸 측 ‘경영 효율성 위한 것’
2015-04-06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가전제품 회사 리홈쿠첸이 안양이마트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려고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리홈쿠첸은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업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리홈쿠첸은 회사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누고, 리빙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이번 독립이 이동건 회장 일가의 후계구도 정리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이 회장 일가는 그간 흡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키워오며, 오너 간 지분과 역할을 조정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장남인 이대희 사장이 주력인 리빙사업을 이끌고, 차남인 이중희 제이원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안양이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유통사업을 맡기는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리홈쿠첸은 오는 8월 1일 유통사업부와 전자부품사업을 묶어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부방유통’을 신설할 계획이다.리홈쿠첸은 전기밥솥을 담당하는 리빙사업부도 신규회사 ‘쿠첸’으로 독립시킬 방침이다. 분할비율은 지주사와 쿠첸이 3대 7 정도다.부방유통은 박상홍 상무가 경영하지만 이중희 대표가 모친인 정영자 여사와 함께 사내이사를 맡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 대표의 제이원인베스트먼트는 리홈쿠첸 관계사로 지분 12.7%를 보유하고 있다.부방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원갑 회장의 장남인 이동건 회장은 부방을 설립해 1997년부터 이마트 안양점을 운영해오다 2006년 1월 부방테크윈에 흡수합병시켰다. 정 여사는 2006년 부방에서 부방테크윈(현 리홈쿠첸)으로 자리를 옮겨 유통사업을 이끌었다.이후 이동건 회장이 이대희 사장에게 부장테크윈의 지분을 몰아주면서 2008년을 기점으로 장자승계 구도로 재편됐다.유통사업부는 최근 3년간 연평균 12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리며, 타 사업부에 비해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업계에서는 이러한 유통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고 이중희 대표를 비상근 사내이사로 두기로 한 것에 대해 후계구도 재편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분할이 안양이마트를 차남 몫으로 떼어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다.한편 리홈쿠첸 측은 이번 분할에 대해 주력 사업분야인 가전제조 사업부와 안양이마트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리홈쿠첸 관계자는 “분리의 이유는 경영 효율을 위한 점이 가장 크다”며 “가전제품 사업과 유통 분야의 사업적 내용이 관계가 없기 때문에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해서는 “지배권과 소유권이 일치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런 이유는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