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원, 관치 논란 딛고 출범...남은 과제는?

“낙하산 우려 불식하고 전문성 검증해야”

2016-04-0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관치 논란으로 기약 없이 지연되던 금융보안원의 공식 출범이 목전에 다가왔다.그러나 이번 출범은 원장 임기 단축 등의 미봉책으로 거둔 결실인 만큼 내홍은 언제라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보안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원식을 개최하고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출범 이후에는 금융보안사고에 대한 예방과 관련 대응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금융보안원은 금융보안연구원과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 3개 기관 직원들로 구성되는 기관으로 지난해 초 발생한 대규모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설립 논의가 시작됐다.공식 출범은 당초 1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금융보안연구원 출신인 김영린 원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자 코스콤과 금융결제원 직원들의 ‘낙하산 재취업’이라는 반발이 불거지면서 결국 실제 설립은 기구 신설 발표 1년 2개월 만에 겨우 이뤄지게 됐다.이를 위해 김 원장은 임기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인사와 관련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기도 했다. 노조와 임시 휴전을 맺은 셈이다.이에 일각에서는 미봉책으로 쟁취한 ‘불안한 출발’인 만큼 통합에 있어 필수적인 유기적 결합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을 둘러싼 관치 낙하산 의혹과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도 해결되지 않았다.실제 금융보안연구원은 1~4대 원장이 모두 관피아와 정피아 출신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김 원장 역시 금융보안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금감원 감독서비스총괄국장과 거시감독국장, 업무총괄 부원장보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로비하는 것도 모자라 출신 배경을 적극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에 실제 코스콤과 결제원 직원들은 금융보안원이 금융보안연구원에 이어 금감원 퇴직 인사의 재취업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이 경우 시장과 당국이 기대하는 금융보안 사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 기관으로서의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김 원장의 보안업무에 대한 전문성 부족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한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사실상 제대로 된 보안업무 경험도 없는 김 원장을 보안 총괄 기관의 수장으로 삼는다는 것에 대한 내 외부적인 의문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금융보안원은 현재 출범과 동시에 산적한 핀테크와 전자금융 보안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하는데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금융보안연구원 측은 김 원장이 금융당국에서 금융회사 IT 감독을 총괄했고, 금융권 DDoS 공격에 대한 종합 대책을 수립하거나 카드사 등의 정보유출 사고 대책 마련 과정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보안 업무 경험이 있는 만큼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전문성 여부와는 별개로 설립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임기를 대폭 감축한 것 역시 추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금융결제원 직원 66명, 금융보안연구원 54명, 코스콤 39명 등으로 구성된 이 통합 조직에 대한 기반 닦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원장 임기에 인사권 제한, 연임 금지 등 조직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다 봉쇄 됐으니 제대로 된 업무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금보원은 보안관제 기술력과 평가 기술력을 최대한 빨리 갖추고 그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정보공유분석센터(ISAC)로서의 기능을 획득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작부터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졸속 행정의 결과물로 태생부터 무리가 있는 조직이었다’는 지적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며 “기존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활동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